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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전공의 일부가 이달 중 수련 재개를 희망하면서, 정부도 복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의 모습. 한수빈 기자


의·정갈등으로 수련병원을 떠나있는 사직 전공의들 중 일부가 5월 중 수련병원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정부에 적극 개진하고 있다. 이달 안에 복귀하지 못하면 올해도 전문의 시험을 치지 못하는 고연차들을 중심으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복귀 수요가 분명하면 적극적으로 복귀를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라, 이대로면 이달을 기점으로 전공의 복귀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크다.

사직 전공의 최소 300명, “5월 중 복귀 원한다”

11일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300여명의 사직 전공의가 수련병원으로 돌아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달 초부터 전공의 복귀 수요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임진수 전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사직 전공의)는 “현재까지 실명으로 복귀의사를 밝힌 사람이 100명, 익명으로 밝힌 사람이 200명 가량 된다”며 “익명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분위기를 봐서는 최종 복귀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공의 1만3000여명은 지난해 2월말 대다수가 수련을 중단하고 병원을 떠났다. 현재 전국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는 1672명으로 의·정갈등 이전의 12.4% 수준이다. 이번에 복귀를 희망하는 300명은 전체 전공의의 2.3% 정도다.

정부는 지난해 8월과 올해 1~2월 전공의 모집 시기에 맞춰서 두 차례 수련 특례를 제공했으나, 큰 복귀 움직임은 없었다. 전공의 대표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를 중심으로 정부가 의대 증원을 비롯한 윤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을 완전히 폐기해야만 복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물러섬이 없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레지던트 3~4년차인 고연차들은 이달 안에 복귀하지 못하면 전문의 시험 응시를 위해서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전공의들은 수련 공백 기간이 3개월이 넘으면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기 때문에 고연차들이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선 늦어도 5월 내엔 복귀해야 한다. 올해 9월 하반기 모집이나 내년 3월 상반기 모집 시점에 맞춰 복귀해 수련을 이어가면 되는 다른 연차 전공의들과는 처지가 다르다.

군 미필자들은 미복귀 시에 더 큰 어려움이 생긴다. 사직 전공의 중 3300명이 병역 미필자인데, 이중 880여명만이 지난 2월 입대했다. 국방부는 나머지 사직 전공의 2400여명은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군의관 등으로 입영 통보를 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전공의 3~4년차는 수련을 완전히 마치고 군입대를 한다. 이번에 수련을 재개하지 않을 경우 하염없이 입영 대기를 하거나, 전문의 취득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갑자기 군입대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대로면 공보의·군의관 수급 문제 커져”, 정부도 진지하게 검토 중

5월 복귀 의사를 밝힌 한 사직 전공의 A씨는 모두가 복귀를 하지 않고 대기하는 현 상황에 대해서 “전쟁포로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A씨는 “사직전공의 중 일부만 입대를 하면서 사직전공의의 ‘온전한 복귀’(한꺼번에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는 불가능해졌으며, 입영 대기신분인 2000여명의 전공의에 대한 특례까지 필요하게 됐다. 최근 의대생 제적 및 유급사태로 인해 실제로 제적 및 유급을 당하는 소수집단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의정갈등 속에서 의료계는 의료정책에 관한 의사집단의 주장에 의사들의 사익과 대중의 공익의 공통지점이 있음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며 “갈등이 지속될수록 신규의사 배출 지연, 의료전달체계 왜곡, 기존 문제들이 악화되는데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계가 단기적으로 승리를 가져올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지불제도 개편 등 정부 의료개혁의 당위성만 강화시켜줄 수 있다”며 복귀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말부터 복귀 희망자들의 목소리도 들어봐야 한다고 발언해온 채동영 전 의협 홍보이사는 “이번에 미필인 4년차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아서 (공보의·군의관 수급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향후 몇 년간 입영 자원이 부족한 상태가 계속된다”며 “이대로면 군 의료인력 부족 사태가 5년~10년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번 복귀 움직임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7일 “수련병원을 떠난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가 확인된다면 5월 중이라도 복귀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귀 허용 시 특혜 논란도 있는 만큼 복귀 의사가 얼마나 분명한지 우선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대표를 통해 지난 8일부터 복귀 의사를 확인 중이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 관계자는 “다음주 초까지 결과를 취합해서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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