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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건진법사 수사 주요 장면들]
'퀸비코인' 관계자 폰에서 '공천 헌금' 정황 포착
건진법사 등장... 2018년 공천 청탁 뒷돈 혐의
'법사폰' 열리자 통일교 간부-김건희 청탁 정황
건진·통일교 추가 부정 청탁 정황 수사 가능성
윤석열(왼쪽)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향하며 차량 안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건진법사 전성배(65)씨 비리 수사는 이른바 '욘사마 코인' 사건을 파헤치던 검찰이 수사 대상자의 휴대폰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정황을 포착하면서 시작됐다. '공천 뒷돈' 의혹의 중심에 전씨가 등장했고, '법사폰'에선 각종 부정청탁 정황이 쏟아졌다. 최근에는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고위 간부와 전씨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수사력이 모아지고 있다. 코인 수사가 어떻게 김 여사를 겨냥한 수사로 확대됐는지 짚어봤다.

① '코인 수사' 휴대폰에 '공천 헌금' 정황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는 영화배우 배용준의 투자 사실을 앞세워 1만여명으로부터 300억 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퀸비 코인' 사건을 수사하다가 지난해 4월 코인 개발업체 실운영자 이모(47)씨를 압수수색해 이씨 휴대폰을 확보했다. 검찰은
포렌식 과정에서 종합일간지 기자와 이씨가 2023년 6~7월 나눈 텔레그램 대화에서 '윤한홍 의원' '영천' '지방선거' '1억5,000만 원' '한○○ 보좌관' 등 수상쩍은 키워드를 발견
했다. 기자가 이씨에게 '경북 영천 지역 사업가 정모씨가 윤한홍 의원의 보좌관인 한모씨를 통해 공천헌금을 준 사실을 뒷받침할 송금 내역'을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이씨는 '내일 입금 자료를 보내주겠다'며 호응했다.

검찰은 이를 공천헌금 정황이라고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힌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텔레그램 대화 내역을 확보했다. 이씨로부터 "2018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한씨로부터 정재식(전 영천시 농업기술센터소장)씨가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후보로 공천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정재식 후보의 일가인 사업가 정씨를 소개받았다" "공천헌금은 윤한홍 의원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법원은 전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홍인기 기자


검찰은 지난해 7월 이씨 등 퀸비 코인 관계자 4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한 뒤 '2018년 영천시장 공천헌금 의혹'을 본격 수사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검찰 조사에서 윤 의원에게 건네졌다고 의심되는 공천헌금 배달자로
'건진법사'
를 특정했다. 2018년 1월 서울 역삼동 전씨의 법당을 찾아간 이씨와 정씨 등은 공천을 부탁하는 대가로 전씨에게 현금 1억 원을 건넸다고 검찰 조사에서 인정했다. "당시 건진의 통화 상대방은 윤한홍"이라는 진술도 나왔다.

② "건진 폰에 '윤한홍' 이름" 이천수 깜짝 진술

2022년 9월 건진법사 전성배씨 법당이 있는 서울 강남구 주택에 한 배달원이 서 있다. 조소진 기자


검찰 수사는 당시 법당에 있던 또 다른 인물인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
를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천수는 지난해 12월 4일 검찰 조사에서 "평소 법당을 자주 드나들었고 공천헌금을 주고받는 자리에도 동석했다"며 "
전씨 휴대폰에 통화 상대방으로 '윤한홍'이라는 이름이 떴고, 전씨가 윤 의원에게 공천을 부탁했다
"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천수 진술을 토대로 정재식씨를 다시 불러 조사하며 "윤한홍이란 얘기를 들었던 것 같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때부터 검찰 수사는 '공천뒷돈' 의혹의 핵심인 전씨를 정조준했다. 지난해 12월 17일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전씨의 법당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법사폰'으로 불린 전씨 휴대폰을 확보했다. 전씨는 자신이 돈을 받았다면, 그건 '통상적인 기도비'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전씨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올해 1월 불구속기소했다. 전씨 측은 지난달 첫 재판에서 "(2018년) 당시 (전씨는) 정치 활동을 하는 자가 아니었으므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두 번째 재판은 12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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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법사폰'서 쏟아진 '정관계' 연락 내역

그래픽=강준구 기자


전씨의 휴대폰에는 '판도라 상자'처럼 공천·인사 청탁 정황이 짙은 대화 내용
이 수두룩했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경북과 수도권 지역 공천 청탁을 부탁받는 듯한 메시지도 다수 확보됐다. 전씨 부녀는 "신○○ 대통령실 행정관은 '찰리'(전씨 처남 지칭) 몫으로 들어간, 찰리가 관리하는데 언제든 쓸 수 있어"라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검찰은 전씨 법당과 주거지에서 전씨를 찾아온 전현직 대기업 임원과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 검경 간부의 '명함 묶음'을 확보했다.

검찰은 전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면서 '통일교 고위 간부 청탁'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전씨가
2022년 4~8월 통일교 세계본부장이던 윤모(48)씨로부터 전달받은 '그라프(Graff)사' 목걸이, 샤넬백, 천수삼농축차 등을 김 여사에게 건네면서 통일교의 5가지 현안 해결을 청탁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윤씨에게 500만 원씩 두 번에 걸쳐 받은 것 같다"면서도 청탁 대가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래픽=김대훈 기자


④ 검찰, 통일교-尹 부부 커넥션 추적

지난달 30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사저가 있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앞에 한 남성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채 지나가고 있다. 이날 검찰이 윤 전 대통령 사저를 압수수색하자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사저 앞 항의 시위를 벌였다. 왕태석 선임기자


검찰 수사는 전씨와 윤씨를 연결고리로 삼아 김 여사 쪽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를 압수수색
하며 신호탄을 쐈다. 영장에는 통일교 고위간부였던 윤씨가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 전달했다고 의심받는 5가지 청탁 내용이 열거됐다. 선물 수수 사실이 확인되고 직무관련성이 입증되면, 검찰은 김 여사를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수사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김 여사는 자신과 관련한 의혹들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전씨 역시 "통일교 측의 청탁 내용은 들었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윤씨에게 받은 목걸이 등은 잃어버렸다"는 입장이다. 반면 윤씨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결재를 받고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통일교 차원의 지시가 있었는지, 윤씨의 독단적인 행동인지는 검찰 수사로 가려질 전망이다.

검찰이
윤씨가 건넨 선물들의 출처를 살펴보는 차원에서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까지 조사하고 있어, 부정청탁 정황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
도 있다. 특히 전씨가 연루된 공천·인사 청탁 의혹은 샅샅이 훑어볼 계획이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재차 언급될 수도 있다.
건진법사 수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에 이어 김 여사에게 뇌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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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0110290001992)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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