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과 TSMC와의 매출 격차가 지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양사는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구도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9% 상승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7% 감소한 수치다.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의 영향으로 인공지능(AI) 칩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가 감소한 탓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의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 및 가동률 정체로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TSMC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8393억5000만 대만달러(약 37조원)를 기록했다. 최근 환율 변동을 고려해도 삼성전자와 TSMC의 1분기 매출 격차는 한화 기준 10조원을 넘는다.
삼성전자는 2021년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에 올랐다. 그러나 메모리 업황이 둔화하기 시작한 2022년 3분기부터 TSMC에 매출 역전을 허용했다. 작년 두 회사 매출은 2분기에 28조원대로 비슷했다. 그러나 3분기부터 약 3조원으로 매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더니, 4분기에는 8조원의 차이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비메모리(연산·논리·추론·정보처리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 등 반도체 산업 분야에 모두 진출한 종합반도체기업(IDM)이다. 반면 TSMC는 파운드리 영역을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양사가 이런 매출 규모 차이를 보이는 데에는 AI 반도체 핵심으로 떠오른 HBM 대응 역량이 꼽힌다. HBM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생태계를 주도하는 엔비디아 공급망에 아직 진입하지 못했다. 반면 TSMC는 엔비디아의 AI 칩 생산을 사실상 독식하면서 실적 향상을 이루고 있는 구조다. TSMC는 올해 2분기 매출 전망치를 284억∼292억 달러로 제시했다. 39조∼40조원 수준으로, 삼성전자 매출 전망치보다 약 10조원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