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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폭탄에도 버티는 중국
체질개선 등 대응 타격 적어
트럼프 관세에 한국도 영향권
대선 후보, 대외 비전 검증해야
10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 다탕지구의 한 거리에서 섬유 공장 채용 담당자들이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중국의 ‘MZ세대’로 꼽히는 주링허우(1990년대생), 링링허우(2000년대생) 사이에서도 성격유형검사(MBTI)가 유행이다. 최근 한 중국인과 미국과의 관세전쟁을 놓고 대화를 나누던 중 양국 정상의 MBTI가 화제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임기응변이 탁월하고 대중과의 상호작용을 즐기며 현실적인 접근 등을 하는 성향상 ESTP로 추정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MBTI는 ISTJ 또는 ISFJ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 관세 폭탄에도 당황하지 않고 준비한 카드를 하나씩 꺼내놓는 모습을 보면 시 주석은 지극히 ‘계획형’ 인간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중국을 타깃으로 무차별적인 관세 폭탄을 때리고 있다. 전 세계로 전선을 확대하기는 했지만 핵심 목표는 중국이었고 145% 고율 관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중국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보복 조치를 하나씩 꺼내놓고 있다. 145% 고율 관세에 125%로 받아친 데서 끝나지 않았다. 희토류 수출 통제,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 등 미국이 아픈 곳을 정밀 타격했다. 놀라운 것은 마치 매뉴얼이라도 있는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는 점이다. 미국 국채를 내다 팔기 시작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보관했던 금도 중국으로 옮겨왔다. 위안화의 약세를 어느 정도 용인하면서 추가 절하 가능성도 내비쳤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10년물 국채금리가 치솟자 미국 증시는 크게 요동쳤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8년 전과는 다른 경제 체질이다. 중국의 4월 수출 실적을 보면 시장의 예상을 깨고 8.1%나 상승했다. 치솟은 관세 탓에 대미 수출은 21%나 감소했지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각각 21%, 8% 늘어나며 이를 상쇄했다. 특히 중국의 총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9.2%에서 지난해 14.7%까지 줄었다. 미국에 끌려가지는 않겠다며 대미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수출국을 늘려온 결과로 읽힌다. 최근에는 내수 체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수출이 줄어들더라도 내수로 만회하겠다는 각오가 담겼다. 올해 ‘내수 진작’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자동차·가전제품·스마트폰 등의 판매 촉진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된 미중 무역 협상에서도 중국의 이 같은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강 대 강 대치로 내몰렸던 양국이 테이블에 마주 앉은 만큼 진전된 변화라는 평가 속에 “무리한 요구는 거부하고 끝까지 버티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세가 예상보다 거칠었지만 중국의 반격 역시 미국의 예상을 넘어설 정도로 강력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 같은 기세가 트럼프 행정부를 당황하게 만들었고 제네바 무역 회담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 관세 폭탄에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당황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정 공백에 내몰린 대한민국의 처지는 더욱 곤궁하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한미 동맹을 강화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교역국 중 가장 높은 25% 상호관세를 매기는 등 과도한 청구서를 내밀고 있다. 탄핵 사태로 빚어진 조기 대선으로 대선 후보들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링에 오르고 있다. 1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대선 후보들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대외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할지 구체적인 청사진과 대외 정책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대외 변수에 견딜 기초 체력을 키우는 방안에 대해서도 비전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무역전쟁 2라운드를 대비한 중국의 모습은 그런 면에서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전 세계가 각자도생으로 내몰리는 무역전쟁 한가운데서 출범하는 새 정부의 최고 가치가 국익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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