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원가상승·고환율 등
대내외 여건악화에 슬림화 추진
광고판촉비도 제한적 운영키로
"수익성 개선 통해 위기 극복"
대내외 여건악화에 슬림화 추진
광고판촉비도 제한적 운영키로
"수익성 개선 통해 위기 극복"
[서울경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롯데칠성음료가 경기 불안과 소비 위축 여파로 올해 생산 설비 투자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영 전반의 슬림화를 추진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경기 불안과 판매량 부진에 따라 올해 캐펙스(설비투자)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롯데칠성음료의 생산 관련 투자는 당초 계획했던 2400억 원에서 1800억 원으로 25% 줄어들 예정이다.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광고판촉비 투자도 제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내수 경기 둔화, 원재료비 상승, 고환율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음료와 주류를 포함한 전체 내수 시장의 침체가 회사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 9103억 원, 영업이익 25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31.9% 각각 감소한 수치다.
특히 음료 부문은 커피와 오렌지 가격이 예년 대비 4~5배 급등하고 고환율로 인한 원재료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음료 부문 매출은 40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 줄었고 영업이익은 130억 원으로 45.6% 급했다. 같은 기간 주류 부문 매출도 1929억 원으로 10.2% 줄었다.
다만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제품 가격 인상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제품 가격을 5% 인상할 경우 판매량이 7% 위축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트렌드에 맞춘 신규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매출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음료 부문에서는 ‘제로’ 트렌드와 기능성 음료 수요 확대에 대응해 칠성사이다 제로 등 신제품을 선보인다. 주류 부문에서는 상반기 중 순하리 레몬진과 처음처럼을 리뉴얼해 시장 반응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3분기부터 롯데칠성음료의 이익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때 1500원을 넘보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 대까지 하락하면서 원가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 원가가 약 30억 원 개선된다. 회사 측은 올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7.1% 증가한 4조 3100억 원, 영업이익은 29.8% 늘어난 24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도 4.6%에서 5.6%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점유율 확대도 긍정적인 신호다. 전체 음료·주류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무설탕 제품 등에 힘입어 시장 내 경쟁력은 커지고 있다. 제로 탄산 시장에서 롯데칠성음료 제품의 점유율은 올해 1분기 45%까지 상승했다. 펩시를 중심으로 전체 콜라 시장 점유율도 3년 전 20%에서 올해 32%로 크게 올랐다. 주류 부문에서는 ‘새로’ 등의 인기에 힘입어 소주 시장 점유율이 2023년 16%에서 지난해 21%까지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는 당장의 대규모 투자를 줄이는 대신 판매량 방어와 신제품 출시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동시에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