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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을 방문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지지층의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국민의힘이 김문수 대선후보 확정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으며 분열하자 보수 진영 후보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는 대선 공식 선거기간을 하루 앞둔 11일 부산을 찾았다. 전날 대구에 이어 이틀 연속 보수 지지세가 강한 영남을 찾은 것이다. 이 후보는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을 방문해 “바로 이곳이 25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연설했던 곳”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당시 3당 합당이라는 큰 물줄기를 거부하고 ‘나는 나만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저도) 그 길을 무슨 일이 있어도 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부산의 역점 사업인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선 “활주로 1개의 장거리 국제선 전용 공항처럼 되어가는 게 안타깝다. 환승 영업을 하려면 활주로 2개 비전을 실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그런데 국민의힘이란 당은 말 꺼내면 지역에서 욕 먹을까봐 아무도 얘기를 못한다”고 비판했다. 또 “부산의 구(舊)항구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처럼 멋진 구항이 됐으면 좋겠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이 바닷가에 있다”며 “부산이 대한민국 야구의 중심이라면 바닷가에 면한 멋진 야구장 하나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전날 대선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엔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미국으로 출국하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홍 전 시장은 이 후보에게 “이번 대선은 이재명 대 이준석 양자 구도”라며 “당선될 수 있도록 하시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홍 대표님이 이루려고 했던 정치적 비전까지 담아서 제가 보수 진영 적장자로서 선거를 이겨내고 자유주의·보수주의 가치를 세우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홍 전 시장 대선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일부 인사가 이 후보를 돕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 후보는 보수 성향 유권자를 향해 자신이 ‘보수 진영의 대안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이 내홍을 겪는 동안 이 후보는 “전례없는 막장드라마”(9일), “이쯤 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밀어 주기로 밀약한 것 아닌가”(10일) 등 국민의힘을 향해 연일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이제 개혁신당으로 이재명과 정면승부하자”며 국민의힘에 실망한 보수층을 끌어안으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미국 출국을 앞두고 배웅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보수 진영에선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과 당 내부 균열로 이 후보가 국민의힘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개혁신당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 후보 교체를 놓고 내홍이 극에 달했던 지난 9~10일 개혁신당 당원이 3000명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공식 유세를 시작하면 당원이 1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만난 당원들이 ‘당에서 마음이 떴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들이 이 후보 지지로 돌아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김문수 후보가 확정된 것도 이 후보로선 호재다. 김 후보가 과거 태극기 집회에 적극 참여하는 등 강성 이미지가 커서 “중도 보수 표심이 김 후보에게 가기 어려울 것”이란 계산이다. 김 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도 올렸다. 문성호 개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후보는 여전히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느냐. 부정선거 주장은 아직도 신념인가”라며 “만약 그의 입장이 과거와 다르지 않다면 국민의힘은 내란행위에 동조한 정당으로서 더 이상 국민 선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존재감을 입증하면 향후 보수 진영에서 입지가 더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무성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지난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에 (국민의힘이) 이렇게 지리멸렬한 모습을 국민한테 보였을 때는 선거 끝나고 난 뒤에 우리 당은 엄청난 책임을 져야 될 것”이라며 “세대교체 바람도 불 것이고, 그럼 이준석의 시대가 오게 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2일 자정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화학공장에서 첫 유세를 할 예정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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