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다른 피의자들도 수사 중이란 이유로
“내용 뒤섞여 있어 기록 일체는 불가
홍 전 시장 관련 부분 발췌도 불가능”
검찰 공유 비협조에 경찰 수사 지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하는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경찰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수사기록을 넘겨달라고 요청했으나 검찰이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전 시장 사건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수사의 한 갈래다.

경찰은 검찰의 비협조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검찰은 홍 전 시장 관련 진술이 수사기록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어 일부만 발췌해 제공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1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대구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에 홍 전 시장 관련 수사기록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검찰은 제공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홍 전 시장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경찰에 넘긴 자료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등 시민단체의 고발장이 전부다.

앞서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하던 창원지검은 지난 2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오세훈 서울시장과 관련한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등 옛 여권 주요인사와 관련한 사건들을 중앙지검으로 이송하고, 홍 전 시장 사건은 관할을 고려해 대구지검으로 넘겼다. 대구지검은 다시 사건을 대구경찰청으로 보냈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명씨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수사기록을 공유하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검찰로부터 홍 전 시장 사건을 넘겨받은 지 두 달 넘게 지난 이달 8일에야 첫 참고인으로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미한연) 소장을 불러 조사했다. 첫 조사에서 경찰은 김 전 소장에게 명씨와의 관계를 비롯한 기초적인 사실관계만 물었고, 홍 전 시장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조사를 시작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 부부, 오 시장 등 다른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관련 기록을 경찰에 넘길 수는 없다고 밝혔다. 사건 관계자들의 조서에 여러 피의자의 혐의와 관련한 내용이 뒤섞여 담겨있어, 경찰 요청에 응하면 홍 전 시장 혐의와 관련이 없는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기록까지 경찰로 넘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기록 일체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홍 전 시장 관련) 부분을 발췌해 제공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련자들이 증거자료를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찰이 얼마든지 관련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건 관련자들은 여러 검찰청이 너무 많이 출석을 요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고 토로해 왔다. 김 전 소장은 “같은 진술을 여기저기서 반복해서 하고 있다”며 “수사기관 간의 문제로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 언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강혜경 전 미한연 부소장으로부터 홍 전 시장 관련 자료를 제출받을 예정인데, 이 또한 검찰이 이미 확보하고 있다.

홍 전 시장은 2021년 20대 대선 국민의힘 경선과 2022년 지방선거 때 명씨 측에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이를 측근 등에게 대납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21대 대선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지난 10일 미국으로 떠났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303 [속보] '손자 사망' 급발진 소송 운전자 패소…법원 "페달 오조작" new 랭크뉴스 2025.05.13
47302 모바일 주민증, 휴대폰 개통·유심 교체에는 ‘먹통’ new 랭크뉴스 2025.05.13
47301 이재명 "박정희, 이 나라 산업화를 이끌어낸 공도 있는 것 아니냐" new 랭크뉴스 2025.05.13
47300 "딸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법정 울린 피해자 부친의 절규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99 “이재명 고객님,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이런 닉네임, 스타벅스서 못 씁니다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98 소방 "이천 물류센터 화재 대피인원 178명으로 늘어"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97 [속보] '손자 사망' 급발진 소송서 운전자 패소…법원 "페달 오조작"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96 압구정 현대, 또 신고가…경매에서도 90억원에 팔려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95 서울교육감 “수능·내신, 절대평가 전환하자” 정치권에 제안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94 경호처, 폐지론에도 65명 증원…"尹 경호·사저 경비 위해 필요"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93 美 약가 인하 행정명령, 한국 기업 영향은 미미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92 이재명 신고 하루 만에 품절...'대선 굿즈'로 떠오른 빨강파랑 운동화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91 백종원이 돼지 수육 삶은 ‘대형 솥’… “불법” 또 논란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90 홍준표 지지 모임, 이재명 지지 선언 "단일화 파행, 국힘 자격 없다"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89 "소맥 가격 또 오르나?"...오비 이어 하이트, 맥주 출고가 인상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88 연세대 연구진, 식물에서 천연 탈모 치료제 찾았다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87 이준석 “김용태, 내 성격 알아 단일화 연락 못할 것”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86 “이재명-중국기자 비밀회동” 국힘, 나라망신 두번 시키는 음모론 [팩트 다이브]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85 홍준표 지지 모임, 이재명 지지 선언, 홍사모 등 "압도적 승리 기원" new 랭크뉴스 2025.05.13
47284 "왜 우리 애한테 안 웃어줘요?" 교사에 '전화 폭탄'···초등 교권 침해 늘었다 new 랭크뉴스 2025.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