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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등록 직후 ‘탄핵 반대’ 박대출 사무총장 임명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무실에서 회동에 앞서 포옹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자고 나면 바뀌어 있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김문수’로 확정됐다. 6·3 대선 구도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양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여기에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등이 가세한다.

국민의힘이 9∼10일 이틀 연속 연출한 후보 교체 ‘심야 막장극’, 과거 노동운동을 할 때 고문당한 사실까지 불러낸 김 후보의 ‘버티기 강단’은 대선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의 단일화를 원했던 보수층 표가 어떻게 반응할지, 친윤석열계 핍박을 이겨낸 김 후보에게 중도층 일부가 이동할지가 관건이다.

한겨레와 에스티아이가 지난해 12월4일부터 5월9일까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115개 여론조사를 종합해 추출한 예측 조사(여론조사 메타분석) 3자 가상대결 결과(10일 기준)는 이재명 49%, 김문수 28.9%, 이준석 6%였다. ‘한덕수’로 3자 가상대결을 붙였을 때는 이재명 50.2%, 한덕수 33.3%, 이준석 5.1%였다.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되든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 우위가 뚜렷한 가운데, ‘한덕수’였을 때 그 격차가 3.2%포인트 정도 줄어드는 정도다. ‘막장극’이 있기 전 단일화 효과는 3%포인트 정도에 그쳤던 셈이다.

12일부터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선거는 유권자의 관심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국민의힘으로서는 패색이 드리운 선거운동 초반 ‘막장극’으로 일단 유권자의 시선을 잡는 데는 성공했다. 김 후보는 강제 후보 교체 시도에 맞서며, 승산 없어 보였던 상황에서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김 후보로서는 중도 확장 최대 걸림돌이었던 친윤석열계와 정면 충돌한 것이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는 호재다. 김 후보는 11일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국민의힘 후보로 등록을 마친 뒤 “우리 당뿐만 아니라 폭을 더 넓게 해서 광폭의 빅텐트를 통해 국민의사를 수렴하겠다”고 했다.

다만 중도층 확장은 현재로써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 후보는 확장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김 후보는 후보 등록 직후, 당 조직과 예산 등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4선의 박대출 의원(경남 진주갑)을 내정했다. 박 의원은 극우 세력이 주최한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탄핵 각하를 요구하는 국민의힘 의원 탄원서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민주당은 국민힘이 전열을 가다듬을 틈을 주지 않고 맹공했다. 내란 잔당(한덕수)에서 내란 동조자(김문수)로 후보가 바뀌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민수 민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당이 전광훈당으로 바뀌는 것뿐이다. 내란 본당 국민의힘은 여전히 국민 심판 대상”이라고 직격했고,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전광훈 목사의 자유통일당과 연대해 극우 빅텐트를 결성할 것이냐”고 따졌다.

중도층은 물론 보수층이 김 후보에게 마음을 열 지도 따져봐야 한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은 한덕수와의 단일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강했다. 최종 후보 역시 한덕수여야 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시간을 끌며 사실상 단일화 약속을 뒤집은 김 후보로서는 선거운동 첫날부터 ‘굳은자’로 여겨졌던 보수층부터 다독여야 하는 상황이다.

‘당심’이 김 후보를 구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따져봐야 할 대목이 많다. 한덕수로의 후보 변경을 묻는 당원 찬반 여론조사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근소한 차이”였다고 했다. 당심이 움직였다고 하지만, 김문수가 아닌 한덕수를 원하는 핵심 지지층 역시 견고했던 셈이다. 한 전 총리 쪽 이정현 대변인은 당심 변화에 대해 “짐작은 있지만 끝난 일이니 평가할 것은 없다”고 했다. 전날 홍준표, 한동훈, 안철수, 나경원 등 당원 동원력이 있는 이들이 강제 후보 교체를 거세게 비판했다. 다급해진 한 전 총리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홍덕수, 안덕수, 나덕수가 되겠다”고 외친 이유다.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는 후보 등록 뒤 단일화 막장극의 또 다른 주인공인 한 전 총리를 만나 서로 끌어안는 장면을 연출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한 전 총리에게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는데, 한 전 총리는 바로 수락하는 대신 “적절한지 논의해보겠다”는 뜨뜻미지근한 답변을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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