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각종 악재 못 버티고 기업 가치 추락
'논란→사과→또 논란' 패턴 이어져
주가 하락 계속... 반등 동력도 상실
"백 후광 사라져… 본연 역량 키워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3월 28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첫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리연구가 겸 방송인
백종원이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제품 품질과 경영 문제 등을 둘러싼 잇단 잡음 속에 기업 가치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올해 1월부터 넉 달간 불거진 논란은 최소 8건. 이에 대해 백 대표가 총 다섯 차례의 공식 사과를 했음에도 시장의 신뢰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사이 시가총액은 1,000억 원 이상 증발했다. 주가 역시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최저 수준을 맴돌고 있다.
'논란(또는 의혹) 발생·증폭→사과→또 다른 논란(의혹)→재차 사과'의 패턴을 반복
하며 주가 반등 동력마저 상실하는 모습이다.

열흘에 한 번꼴 '악재'… 시총 20% 증발



한국거래소(KRX) 등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지난 9일 장중 시가총액은 3,840억여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17일 이 회사 제품 '빽햄'의 돼지고기 함량 미달 논란 등 첫 번째 악재 발생 전날(1월 16일)의 시총(4,858억여 원)과 비교하면 1,018억 원가량 줄어들었다.
4개월 만에 기업 가치가
20.9%나 허공으로 사라진 것
이다.

해당 기간 동안, 코스피 거래일(공휴일 제외) 기준으로는
74일간 더본코리아 또는 백 대표가 논란에 휩싸인 건 최소 여덟 번
이다. '빽햄' 품질 문제를 시작으로 △실내 조리 공간에 둔 액화석유가스(LPG)통 관련 LPG법 위반 △'감귤맥주' 속 감귤 함량 미달 논란 △식품제조시설의 농지법 위반 △농약통에 넣어 고기에 뿌린 사과주스 논란 △원산지 허위 표시 논란 △여직원 술자리 면접 논란 △방송 갑질 의혹 등이 잇따랐다. 회사 주가에 영향을 주는 날로만 계산할 경우, 대략 열흘에 한 번꼴로 악재가 닥친 셈이다.

더본코리아와 백종원 대표 관련 주요 논란 및 사과 시점에 따른 회사 주가 추이. ※자료: 한국거래소(KRX) 등


더본코리아 기업 가치가 급락하는 사이, 코스피 상장 동종 업계 기업의 시장 가치는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거래소 통계를 보면 9일 기준 '유통업'으로 분류된 72개 기업(상장 종목 수 기준, 올해 신규 상장 종목 제외) 중 더본코리아를 제외한 71곳의 시총 평균은 '1월 16일 8,527억여 원'에서 '이달 9일 8,572억여 원'으로 약 45억 원(0.5%) 증가했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너 개인 역량에 의존해 성장한 기업은 대중의 평판이 좋을 땐 시장 가치도 과하게 오르지만, 부정적 평가 지배적일 땐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고 분석했다.

'사후약방문' 반복... 주가 회복 때마다 '악재'



더본코리아 시총 급감의 최대 원인은 주가 회복 기회를 번번이 날렸다는 점에 있다. 특정 논란과 관련, 백 대표가 회사 또는 개인 명의로 공식 사과를 하면 얼마 안 돼 또 다른 문제가 터졌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식품 제조시설의
농지법 위반 의혹
이 제기된 직후인 3월 13일, 백 대표는 회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생산·유통 과정에서 용납 안 되는 잘못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1차 공식 사과
였고, 그날 더본코리아
주가는
전날 대비 1.75% 올랐다.


그러나 나흘 뒤인 같은 달 17일,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2년 전 '2023 충남 홍성군 바비큐축제' 현장에서 백 대표 측이
농약통에 사과주스
를 넣어 고기에 뿌린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고, 더본코리아 주가는 전날 대비
2.28% 하락
했다.

백종원(왼쪽 사진) 더본코리아 대표가 2023년 충남 홍성군 글로벌 바비큐축제 현장에서 '농약통 등을 활용해 고기에 사과주스를 뿌리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 아이디어를 실제로 현실화한 장면. 유튜브 '백종원' 채널 캡처


비슷한 패턴은 계속됐다. 백 대표는 '농약통 사과주스 논란' 이틀 후(3월 19일) "축제용 장비를 세심하게 점검하고 위생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며
2차 사과
를 했다. 이튿날 더본코리아 주가는 약 2% 올랐다. 하지만 나흘 뒤(3월 23일)에는
더본코리아가 유통하는
식품의 원산지가 허위로 기재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음 날부터 주가는 다시 꺾이기 시작했다.

결국 백 대표는 같은 달 28일 주주총회장에 직접 나가 "철저히 관리하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3차 사과)
. 주가는
전날보다 약 4.3%나 급등
했다. 오너의 '주총장 출석'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백종원(가운데) 더본코리아 대표가 3월 28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주총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열흘 만에 또다시 발목이 잡혔다. 이번에는 4월 7일 제기된
'술자리 면접' 의혹
이었다. "더본코리아의 임원이 가맹점주 모집에 지원한 여성 지원자를 술자리에 불러 면접을 봤고, 성희롱을 했다"는 주장이 언론에 보도된 것이다. 회사 주가는
3만50원에서 2만7,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백 대표의 '사과'에 따른 상승분은 모두 사라졌다.

같은 달 15일, 백 대표는 회사 홈페이지에 또 사과문을 게시
(4차 사과)
했다. 더본코리아 주가는 소폭 반등했지만, 역시나 그 효과가 오래가지는 못했다. 엿새 후 백 대표 개인의
'방송 갑질' 의혹
이 제기되며
다시
하락세
를 탄 것이다.

"백종원에 기대지 말고 근본 역량 확충을"



급기야
오너의 공식 사과가 기업 가치에 유의미한 신호를 주지 못하는 상황
까지 됐다. 대체휴일이었던 이달 6일, 백 대표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더본코리아의 가맹점주와 주주, 고객만 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튿날 회사 주가(종가 기준)는 작년 11월 6일
상장 이후 최저가인 2만6,400원을 기록했다. 상장 당일 장중에 찍은 최고가 6만4,500원에서 약 60%나 하락한 수치
다. 9일 장중엔 2만6,100원으로 더 떨어졌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박주근 대표는 "더본코리아의 기업 가치는 대부분 백 대표의 '후광 효과'로 유지됐으나, 그의 사회적 평판 하락으로 회사 가치도 회복이 어려워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6일 자신의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현재 촬영 중인 프로그램을 제외한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하고 더본코리아의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유튜브 '백종원' 채널 캡처


더본코리아는 '프랜차이즈·유통 기업의 근본 역량 확충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주문이다. 이동일 교수는 "프랜차이즈 기업은
가맹점 관리, 메뉴 개발 등 시스템을 보강해 불확실성을 줄여야 성장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박주근 대표도 "
기업은 특정인에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가장 위험
하다"며
"미래 가치를 높이는 본연의 사업에 집중해야 할 시기"
라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방송 활동 중단 선언 이후 "가맹점 브랜드 재정비, 신메뉴 개발 등에 집중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352 이재명 선거운동 첫날 키워드 ‘내란 종식과 AI’ new 랭크뉴스 2025.05.11
51351 대전서 “연인 죽였다”고 스스로 신고한 20대 남성 입건 new 랭크뉴스 2025.05.11
51350 3억원에 '팔자' 내놨던 교황 유년기 집, 콘클라베후 매물 철회 new 랭크뉴스 2025.05.11
51349 메모리·비메모리 다 하는데… 삼성전자, ‘파운드리 업체’ TSMC와 매출 10조원 격차 new 랭크뉴스 2025.05.11
51348 한·일 잇는 ‘조선통신사선’ 오사카에 도착···261년 만의 입항 new 랭크뉴스 2025.05.11
51347 한덕수 날아가자 김문수 지지 선언한 尹‥당내에선 "그 입 다물라" new 랭크뉴스 2025.05.11
51346 확산하는 ‘쌍권’ 사퇴론···공고하던 친윤 주류 와해되나 랭크뉴스 2025.05.11
51345 사과의 큰절 올린 김문수 "우리는 원팀"‥당내 통합에 빅텐트까지는 '첩첩산중' 랭크뉴스 2025.05.11
51344 21대 대선에 7명 후보 등록…이재명 1번·김문수 2번·이준석 4번 랭크뉴스 2025.05.11
51343 김문수, 의원들에 큰절 "더 넓게 품지 못해 사과드린다" 랭크뉴스 2025.05.11
51342 벼랑 끝 백종원… 홍콩반점·한신포차 등 주요 브랜드 '반값 할인' 한다 랭크뉴스 2025.05.11
51341 한밤중 기습 의결, 또 순식간에 "없던 일"?‥김문수 "화합해야" 랭크뉴스 2025.05.11
51340 "아파트 받으려면 매달 찾아와" 어버이날 '효도계약서' 논란 랭크뉴스 2025.05.11
51339 [한겨레 그림판] 내가 니 ‘애비’야… 랭크뉴스 2025.05.11
51338 미중 첫 '관세 대좌'서 '10시간 마라톤 협상'... 트럼프 "큰 진전 있었다" 랭크뉴스 2025.05.11
51337 무역전쟁 대비한 中, 타산지석 삼아야 하는 이유[김광수특파원의 中心잡기] 랭크뉴스 2025.05.11
51336 기호 1번 이재명, 2번 김문수, 4번 이준석...대선 후보 7명 최종 확정 랭크뉴스 2025.05.11
51335 ‘한강의 기적’ 어디에…0% 아래로 추락, 낙오하는 한국 경제 [잇슈#태그] 랭크뉴스 2025.05.11
51334 민주, 조국당·진보당 등 4당 대표 ‘공동선대위원장’ 위촉 랭크뉴스 2025.05.11
51333 친윤 등에 업은 한덕수의 ‘노욕극’…당원 퇴짜 맞고 ‘폐막’ 랭크뉴스 2025.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