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추기경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중한 유산 이어가야"
'노동헌장' 반포한 레오 13세 계승…"또다른 산업혁명, AI 시대의 도전"


레오 14세 교황
(바티칸 AFP=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10일(현지시간)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추기경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2025.05.10 [email protected] [바티칸 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새 교황 레오 14세는 자신을 "하느님과 형제들을 섬기는 겸손한 종"이라고 표현하며 교황이라는 직책이 권위나 특권이 아닌 봉사의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10일(현지시간)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추기경들과 만나 "여러분은 제 능력을 넘어서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저를 도와주고 있다"며 "저는 단지 겸손한 종일 뿐"이라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이 모든 추기경을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지난 8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처음이다.

그는 "교황은 성 베드로부터 시작돼 그의 부족한 후계자인 저에 이르기까지 오직 하느님과 형제들을 섬기는 겸손한 종일 뿐"이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자세는 많은 전임자가 보여주셨다"며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봉사에 완전히 헌신하고, 절제하고 본질만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잘 드러내 주셨다"고 덧붙였다.

레오 14세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소중한 유산을 이어받아 여정을 계속하자"며 자신을 선출한 추기경들에게 1960년대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단행된 주요 교회 개혁에 대한 헌신을 당부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달 21일 선종한 전임 교황 프란치스코의 비전과 개혁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레오 14세 교황 연설
(바티칸 AP=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10일(현지시간)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추기경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2025.05.10 [email protected] [바티칸 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레오 14세'라는 교황명을 선택한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이 교황명은 1903년에 선종한 레오 13세 교황을 계승한다는 뜻이다. 레오 13세는 1891년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로 사회 문제만을 다룬 '노동헌장' 회칙을 반포해 현대 가톨릭 사회교리의 초석을 놓았다.

문헌의 첫 구절을 따 '레룸 노바룸'(Rerum novarum·새로운 사태)이라고 불리는 이 회칙은 산업혁명 이후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지적하고 자본주의 이념과 사회주의 이념의 문제점을 함께 비판하면서 복음적 시각을 바탕으로 대안을 모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은 "오늘날 교회는 또 다른 산업혁명, 즉 인공지능(AI)의 발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 노동을 보호하는 데 있어 새로운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며 AI를 인류가 직면한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지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AI가 인류에 끼칠 수 있는 위험을 강하게 경고해왔으며, 국제 조약을 통한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살상 무기 사용 여부와 같은 중요한 결정을 사람 대신 기계가 내리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는 오는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손짓하는 레오 14세 교황
(바티칸 EPA=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10일(현지시간)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추기경들과 만난 자리에서 손짓하고 있다. 2025.05.10 [email protected] [바티칸 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675 대법서 ‘우병우 요구대로’ 바뀐 원세훈 사건…그 뒤에도 ‘조희대’ 랭크뉴스 2025.05.12
46674 새벽 가락시장 찾은 김문수, 선거운동 시작···“민생·경제 대통령 될 것” 랭크뉴스 2025.05.12
46673 “정당사에 전무후무할 흑역사”…국힘 후보교체 불발이유 [송종호의 여쏙야쏙] 랭크뉴스 2025.05.12
46672 선거운동 첫날 가락시장 간 김문수, 순댓국 먹으며 상인 면담 랭크뉴스 2025.05.12
46671 김문수, 가락시장서 스타트…"대선은 다이내믹, 반드시 이긴다" 랭크뉴스 2025.05.12
46670 아침 ‘짙은 안개’ 주의···낮엔 최고 26도 ‘초여름’ 랭크뉴스 2025.05.12
46669 '기호 2번'은 김문수‥'강제 후보 교체' 제동 랭크뉴스 2025.05.12
46668 김문수, 국힘 비대위원장에 ‘초선·30대’ 김용태 내정 랭크뉴스 2025.05.12
46667 ‘5조 몸값’ 테일러메이드, 내달 매각 본격화… 티저레터 배포 예정 랭크뉴스 2025.05.12
46666 지하로만 왔던 윤‥오늘 첫 포토라인 서나 랭크뉴스 2025.05.12
46665 다시 상승세 탄 비트코인, 10만4000달러대서 거래 랭크뉴스 2025.05.12
46664 이재명, 광화문서 선대위 출정식…판교·동탄·대전 돌며 유세 랭크뉴스 2025.05.12
46663 美·中 이틀간 무역 협상…“상당한 진전” “중요한 진전” 한 목소리 랭크뉴스 2025.05.12
46662 마감 4일前 “배출가스 초과분 상환” 환경부 통보…法 취소한 까닭 랭크뉴스 2025.05.12
46661 한국 여성 스트리머에 "더럽다 꺼져"…프랑스 검찰 수사 랭크뉴스 2025.05.12
46660 ‘내란 재판’ 윤석열, 오늘 처음으로 걸어서 법정까지 랭크뉴스 2025.05.12
46659 대법서 ‘우병우 요구대로 ’바뀐 원세훈 사건…그 뒤에도 ‘조희대’ 랭크뉴스 2025.05.12
46658 14일 초유의 대법원장 청문회…법원 "입법권력의 재판 개입" 랭크뉴스 2025.05.12
46657 모델 출신 사업가로 성공한 자이니치… 어쩌다 일본 극우 타깃 됐나 랭크뉴스 2025.05.12
46656 "트럼프, 카타르서 항공기 선물받아 대통령전용기로 활용하기로" 랭크뉴스 202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