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회동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상 처음으로 추진한 대통령 후보 교체 시도가 혼란만을 낳은 채 약 24시간 만에 무산됐다. 경선에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를 거부하자, 당 지도부는 지난 9일 밤부터 교체 절차에 착수했지만 당원 투표에서 부결되며 대혼란이 가까스로 수습됐다.

김 후보는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했으나, 지도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10일 0시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통해 김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한덕수 예비후보를 대체 후보로 추진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문수 대통령 후보 자격 취소·한덕수 예비후보 입당 및 대선후보 등록 과정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양수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새벽 김 후보 선출 취소와 함께 대통령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를 냈다. 한 후보는 이에 맞춰 오전 3시 30분 국민의힘에 입당해 책임당원이 됐다고 밝혔다. 오전 3시부터 1시간 동안 이뤄진 등록 신청 결과, 한 후보가 단독 등록했고 김 후보는 자격을 상실했다.

후보 교체를 서둘러 마무리한 지도부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당원 대상 ARS 투표를 진행했다.

하지만 당은 곧바로 극심한 내홍에 휘말렸다. 김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후보자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그는 법원 심문에서 "정당은 기본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돼야 하는데, 당이 새벽에 후보자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 선출을 취소하고 다른 후보자를 뽑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의 후보 선출 취소 가처분신청 사건 심문 기일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렸다"며 "김 후보는 지도부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과 거짓말을 반복하며 갈등을 일으켰다"고 맞섰다.

후보와 지도부 간 충돌이 정면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당내 경선 주자들과 비주류 의원들은 지도부의 교체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동훈 후보는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 홍준표 후보는 "두 X이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파이널 자폭을 하는구나", 안철수 후보는 "막장극을 자행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국민의힘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지도부를 비판했다.

저녁 7시 김 후보 측과 한 후보 측은 다시 실무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 후보 측은 중재안을 반영해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절반만 적용한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제안했지만, 한 후보 측은 K-보팅을 활용한 전 당원 투표를 제시하며 팽팽히 맞섰다. 협상은 40분 만에 다시 결렬됐다.

결국 오후 11시 비대위는 ARS 투표 결과를 확인했고, 교체 반대가 근소하게 많다는 결과에 따라 교체안은 부결됐다. 김 후보는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했고, 권영세 위원장은 "단일화 이루지 못한 것은 너무 안타깝지만, 이 또한 제 부족함 때문이다.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후보는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공식 등록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대혼란 타임라인 [5월 9일]
▶오후 10시 30분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예비후보 간 2차 단일화 실무 협상 진행. 협상은 성과 없이 종료됨.

[2025년 5월 10일]
▶오전 0시
국민의힘 비대위 긴급 회의 소집. 김문수 후보의 대선 후보 자격 박탈 및 재선출 안건 상정 및 처리.

▶오전 2시 30분
국민의힘 선관위, 김문수 후보의 선출 취소 결정. 동시에 당 홈페이지에 '대선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 게시.

▶오전 3시 ~ 4시
한덕수 예비후보, 국민의힘에 입당 서류 및 대선 후보 등록 서류 제출. 당 선관위는 한 후보의 입당을 승인하고 후보 등록을 완료.

▶오전 4시 40분
비대위 회의에서 한덕수 후보를 국민의힘 제21대 대선 후보로 등록하는 안건 의결.

▶오전 10시 ~ 오후 9시
전 당원을 대상으로 한덕수 후보로의 교체에 대한 찬반 ARS 투표 실시.

▶오후 5시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김문수 후보 측이 제기한 '후보 선출 취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 진행.

▶오후 7시
김문수-한덕수 측 단일화 실무 협상 재개. 협상은 40분 만에 결렬.

▶오후 11시 23분
국민의힘, 전 당원 투표 결과 발표. 한덕수 후보로의 교체 안건이 반대 우세로 부결되었음을 공식 발표함.
권영세 비대위원장 사퇴. 한덕수 후보 당원 뜻 수용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332 새벽 틈탄 무리한 후보교체에 돌아선 당심… 金 “놀라운 기적” 랭크뉴스 2025.05.11
51331 “밥에 돌이 없어야 한다” 김장하 선생에게 들은 말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5.11
51330 레오 14세 교황, 첫 부활 삼종기도서 '종전·평화' 촉구 랭크뉴스 2025.05.11
51329 "원팀으로 승리" 金, 다시 權 손잡았지만…국힘 파열음 여전 랭크뉴스 2025.05.11
51328 김문수 기사회생…분열만 낳은 ‘자폭 단일화’ 랭크뉴스 2025.05.11
51327 영국에겐 자동차 품목 관세 인하한 미국... "한국은 상황 다르다" 랭크뉴스 2025.05.11
51326 국힘, 尹 출당 요구에 “지나간 일 매몰돼 미래 희석되지 않도록 할것” 랭크뉴스 2025.05.11
51325 "결혼 할래요" 미혼남녀 돌변…출생아 수 줄었는데,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5.11
51324 '첫날 10시간 마라톤회담' 미·중, 이틀째 무역 협상 돌입 랭크뉴스 2025.05.11
51323 '아무것도 생각 않는다'…분주한 일상 잊고 멍때리기 한판 랭크뉴스 2025.05.11
51322 안철수·한동훈 저격에 당원이 지원사격… 김문수 어떻게 살아났나 랭크뉴스 2025.05.11
51321 ‘명태균 의혹’ 김건희 檢 소환 통보…尹은 12일 첫 포토라인 랭크뉴스 2025.05.11
51320 "96점 받았는데 떨어졌습니다"…'역대급 합격선' 9급 공무원 직렬은? 랭크뉴스 2025.05.11
51319 "10만 원 넣으면 10만 원 얹어준다"…목돈 마련할 수 있는 기회 '대박' 랭크뉴스 2025.05.11
51318 "제가 동생을 죽였어요"…알고보니 계모짓? 학대받는 '어린 의뢰인' 안 나오려면 [김수호의 리캐스트] 랭크뉴스 2025.05.11
51317 선거운동 개시 앞두고 전열 정비 나선 국민의힘... 후보교체 여진은 ‘아직’(종합) 랭크뉴스 2025.05.11
51316 석탄 제친 원자력작년 발전원 ‘1위’… 18년 만에, 생산 전력 ⅓ 차지 랭크뉴스 2025.05.11
51315 국힘, 후보교체 후폭풍…비주류 반발 속 통합 앞세워 봉합 시도(종합) 랭크뉴스 2025.05.11
51314 다시 의총 나온 김문수, ‘큰절 사과’ 하자 ‘기립 박수’…권성동 한 말은?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5.05.11
51313 이재명, 비명계 박용진 앞세워 국민화합위 출범…당내 통합 과시 랭크뉴스 2025.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