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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프 독·폴란드 정상 키이우 방문…"휴전 안하면 추가 제재"
러 "유럽, 관계 복원 아닌 대결 지향…제재로 겁줘봐야 헛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만난 독일·프랑스·우크라이나·영국·폴란드 정상(왼쪽부터)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베를린=연합뉴스) 김지연 김계연 특파원 = 유럽 주요 4개국 정상이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30일간 조건 없이 휴전하지 않으면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러시아는 서방이 여전히 대결을 지향한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12일부터 30일간 육해공에서 모두 휴전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러시아에 촉구했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5개국이 조건 없는 휴전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며 "여기 있는 우리 모두 미국과 함께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3월 30일 휴전을 제시했으나 러시아는 자국에 유리한 조건을 주장하며 이를 미뤄 왔다. 5개국 정상은 이날 함께 통화한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 없는 휴전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종전 특사 키스 켈로그도 이날 "육해공과 인프라 시설을 포함한 30일간의 포괄적 휴전이 발효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최대 규모로 최장기간 이어진 전쟁을 종식하는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 주도로 모든 유럽 국가가 참여해 휴전 협정을 준수하는지 감시하겠다"며 "휴전으로 강력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즉각적인 협상의 길을 열 것"이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유럽 정상들은 휴전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확대하고 미국과 함께 에너지·금융 부문에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계속하는 데 돈이 많이 들도록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30일 휴전 제안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서방의 추가 제재 위협과 관련해 "우리는 유럽에서 많은 모순적 발언을 듣고 있다. 대체로 관계 복원을 시도한다기보다 대결 지향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러시아 국영 TV 인터뷰에서도 "우린 이런 제재가 부과된 이후 그 결과를 어떻게 최소화할지, 무엇을 할지 이미 생각 중"이라며 "제재로 우리를 겁주려는 건 헛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ABC방송에도 러시아가 휴전에 동의하기 전에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의 무기 공급이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가 제시한 다수의 '미묘한 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와 휴전을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유럽 4개국 정상은 이날 오전 기차를 타고 키이우에 도착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키이우 독립광장에서 전몰자를 추모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전후 안보를 위한 '의지의 연합'에 참여하는 다른 나라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들 4개국 정상이 함께 우크라이나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 6일 취임 이후 나흘 만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지원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키이우 독립광장에서 대화하는 영국·프랑스·독일·우크라이나 정상(왼쪽부터)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은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우방 정상들을 초청해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벌이며 세를 과시한 바로 다음 날이다. 러시아가 전승절 행사를 앞두고 일방적으로 선포한 사흘간 휴전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는 30일간 무조건 휴전을 요구하며 러시아의 사흘 휴전 선언은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연극'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승절 휴전' 기간 전투가 계속됐다며 서로 비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수미, 자포리자, 헤르손, 도네츠크 등 4개 지역에서 전투가 벌어졌으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응한 것으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를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벨고로드 지역 국경을 넘어오려 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저녁 보고서에서 24시간 동안 162차례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부활절을 맞아 일방적으로 선언한 '30시간 휴전' 때도 서로 공격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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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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