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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주도 '김문수→한덕수 후보교체', 당원투표 부결로 무효화
金 "강제 단일화" 반발에 절차적 하자·가처분 리스크 등 비판론 고조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이 김문수 대선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려던 작업이 11일 전면 중단됐다. 당원들이 투표를 통해 지도부의 '강제 단일화'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결과다.

국민의힘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11시간에 걸쳐 한 후보로의 교체에 대한 찬반을 묻는 전 당원 투표를 실시했다. 당 지도부는 투표를 실시할 때만 해도 무난한 가결을 예상했다.

그러나 밤 11시에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어 확인한 투표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구체적인 수치는 비공개에 부쳤으나, "근소한 차이로 후보 재선출 관련 설문이 부결됐다"고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밝혔다.

김 후보는 즉각 당 대선 후보 지위를 회복했고, 한 후보로의 교체를 확정하기 위해 이날 오전 8시로 소집 공고했던 전국위원회는 취소됐다.

지난 9일 밤부터 전날 새벽까지 밤을 꼬박 새워가며 비대위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열어 김 후보 선출 무효화, 새 후보자 선출 의결, 한 후보 입당, 한 후보 재선출 등의 안건을 일사천리로 의결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이같은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기자회견 나서는 권영세 비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5.5.10 [email protected]


지도부 내부에서는 당초 김 후보가 전날 법원에 제기한 후보 교체 절차 효력정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 결과를 주시하면서도, 이번 당원 투표가 부결될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진행됐던 '단일화 찬반·시기' 당원 조사에서 87%라는 압도적 수치로 지도부의 '후보등록일 전 단일화 로드맵'에 힘이 실렸고,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외부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 지지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 등이 판단 근거였다.

그러나 당원들은 판단은 달랐다. 여기에는 정상적 경선을 거친 후보를 내치면서 정당 민주주의를 역행한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와, 지도부가 사실상 한 후보를 옹립하는 모양새가 된 데 대한 당원들의 반감이 다층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발하는 김 후보 측의 잇따른 가처분 신청으로 대선 정국에서 당내 문제가 법정 다툼으로 비화하는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후보 경선 경쟁자였던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안철수·나경원 의원을 비롯해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쿠데타", "막장극", "약탈" 등 거센 비판이 쏟아진 데다 대선 국면에서 '범보수 빅텐트'의 발판을 마련하기는커녕 지지층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이날 전 당원 투표 결과 후보 교체 절차는 중단되고 김 후보가 복귀했지만, 당과 후보 사이에는 깊은 앙금이 남았다. 의원들 사이에도 적지 않은 생채기가 남았다.

계엄·탄핵으로 치러지는 이번 조기 대선에서 이미 불리한 구도에 놓인 국민의힘이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하루 앞두고 이같은 초유의 파동이 벌어진 데다, 그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대선을 제대로 치르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의원 16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비대위는 무리한 결정으로 당원과 지지자에게 큰 실망과 상처를 줬고, 무엇보다 대선에 큰 악재를 만들었다. 이 책임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권영세 비대위원장의 사퇴만으로는 그 책임을 다하기 어렵다"며 "이번 사태에 깊이 관여해 온 권성동 원내지도부의 동반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법정 나서는 김문수 후보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의 후보 선출 취소 가처분신청 사건 심문 기일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5.5.1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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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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