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소한 차이로 재선출 설문 부결” 후보교체 제동
권영세 “당원 동의 못 얻어… 책임지고 물러난다”
권영세 “당원 동의 못 얻어… 책임지고 물러난다”
지난 8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단일화 회동을 마친 뒤 헤어지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6·3 대선에 출마할 후보를 김문수 후보에서 한덕수 예비후보로 교체하려 했으나 당원들의 부결에 부딪혀 10일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이미 경선을 통과한 김 후보의 선출이 취소됐다는 공고까지 냈으나 재선출 절차에 제동이 걸리면서 김 후보가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한 후보는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결국 김 후보가 ‘기호 2번’을 달고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상대로 김 후보를 한 후보로 변경 지명할 것인지 조사한 결과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후보의 선출 취소 및 한 후보의 재선출 절차는 중단됐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수치를 밝힐 수 없으나 근소한 차이로 후보 재선출 관련 설문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안건 부결 사실을 알리며 “김 후보를 내일(11일) 공식 후보로 등록하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세우기 위한 충정으로 당원 뜻에 따라 내린 결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당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절차와 과정의 혼란으로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을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권 위원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제가 물러난다”고 사퇴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경선 결과 김 후보가 선출됐지만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쳐 보다 경쟁력 있는 후보를 ‘기호 2번’으로 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김 후보가 ‘김덕수(김문수+한덕수)’를 자처하는 등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여러 차례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았다는 불만도 감지됐다. 당 지도부는 이날 0시5분부터 비대위를 열어 김 후보를 한 후보로 사실상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었다. 한 후보는 김 후보의 선출 취소가 공고된 직후인 이날 새벽 국민의힘에 입당했었다.
하지만 이날 ARS 조사로 모인 당원들의 뜻은 지도부와 달랐다. 한 후보는 당원 투표 결과가 비대위 회의 결과로 알려진 직후 캠프를 통해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후보 측은 “한 후보는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그동안 주신 관심과 응원, 질책과 비판에 모두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 후보 측의 기자회견 등 향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김 후보는 ‘사필귀정’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이제 모든 것은 제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즉시 선대위(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빅텐트’를 세워 반 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며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과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에게는 입장문을 통해 “끝까지 당에 남아 이번 대선에서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