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마르고트 프리틀렌더.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아 100세 넘도록 인종주의 반대 운동을 한 마르고트 프리틀렌더(103)가 9일(현지시각) 별세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그는 지난 7일 독일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년 기념행사에서 마지막으로 연설했다. 프리틀렌더는 1921년 독일 베를린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단추 제조공으로 일한 아버지는 나치 박해를 피해 미국·브라질·중국으로 이민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프리틀렌더는 부모와 남동생이 모두 나치에 끌려간 뒤 유대인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코를 교정하고 숨어 살았다. 그러나 1944년 봄에 붙잡혀 현재 체코 땅인 테레지엔슈타트 강제수용소에 수감됐다. 길거리에서 그를 체포한 이들은 은신한 유대인 색출을 위해 나치 비밀경찰 게슈타포가 고용한 유대인이었다. 프리틀렌더는 나중에 “동족 유대인들이 나와 다른 많은 유대인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1945년 종전과 함께 풀려난 그는 수용소에서 만난 아돌프 프리틀렌더와 결혼하고 이듬해 배를 타고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수선사와 여행사 직원 등으로 일하면서 수용소 경험을 기록한 책을 쓰고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88세 때인 2010년 독일로 이주한 뒤에는 나치 잔혹사를 알리고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운동에 전념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같다. 기독교인, 무슬림, 유대인의 피는 없다. 오직 사람의 피만 있다. 인간으로 살라”고 호소했다. 마르고트 프리틀렌더재단은 “그녀의 말이 수백만 명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전했다.

사망한 9일 낮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으로부터 대공로십자장을 받기로 돼 있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그녀는 젊은 시절 독일인들이 저지른 모든 만행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화해라는 선물을 줬다”고 애도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026 "집에서만 마셨다"…거짓말한 음주운전 남성, '술 먹방'에 다 찍혔다 랭크뉴스 2025.05.11
51025 홍준표 만나러 공항간 이준석 "빈자리 커"… 홍 "대선 양자구도" 랭크뉴스 2025.05.11
51024 "英 MI6에 사상 첫 여성국장 예정…최종후보 3명 모두 여성" 랭크뉴스 2025.05.11
51023 "그냥 재우고 싶었다"…60대 남편 소주에 '우울증 약' 탄 30대 베트남 아내 랭크뉴스 2025.05.11
51022 "새벽 공고 위법" vs "후보 교체 불가피"…김문수·국힘 법정서 2차 공방 랭크뉴스 2025.05.11
51021 한덕수 “국민·당원 뜻 수용… 김문수 대선 승리 진심으로 희망” 랭크뉴스 2025.05.11
51020 권영세 "권성동이 비대위원장 대행"...친한계 "쌍권 공동사퇴 해야" 랭크뉴스 2025.05.11
51019 "20대 후반에 아이 낳아야" 성희롱 발언 교사…결국 '정직' 처분 랭크뉴스 2025.05.11
51018 [속보] "美中 제네바 무역협상 첫날 회의 종료"< 로이터 > 랭크뉴스 2025.05.11
51017 권영세 "단일화 못해 안타까워…모든 책임 지고 물러나겠다" 랭크뉴스 2025.05.11
51016 후보 변경 무산 한덕수 "국민과 당원 뜻 겸허히 수용" 승복 랭크뉴스 2025.05.11
51015 김문수 "당원께 감사드린다… 한덕수, 대선 함께 해달라" 랭크뉴스 2025.05.11
51014 권영세 “단일화 과정 혼란으로 심려 끼쳐… 모든 책임 지고 물러난다” 랭크뉴스 2025.05.11
51013 레오 14세 교황 "저는 겸손한 종일뿐…그 이상도 이하도 아냐" 랭크뉴스 2025.05.11
51012 한덕수 측 "국민·당원 뜻 겸허하게 수용…승리하길 진심 희망" 랭크뉴스 2025.05.11
51011 안철수 “새벽 막장 쿠데타 하루도 못가… 이재명 막는 것이 숙명” 랭크뉴스 2025.05.11
51010 사상 초유의 대선후보 교체 시도…국민의힘 '혼돈의 24시간' 랭크뉴스 2025.05.11
51009 "올여름 예상치 못한 일 발생할 수도"…호우와 폭염에 강풍까지 '복합재난' 랭크뉴스 2025.05.11
51008 직장 내 괴롭힘에 질병 판정…사측은 “이번만 덮자” 랭크뉴스 2025.05.11
51007 미국, ‘사실상 핵보유국’ 인도·파키스탄 충돌에 중재 나서 랭크뉴스 2025.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