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잘려나가 쓰러진 시카모어 갭 나무.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에서 ‘로빈 후드 나무’로 잘 알려진 명물 개버즘단풍나무(이른바 ‘시카모어 갭 나무’)를 2023년에 무단으로 벤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2명이 9일(현지시간) 유죄 평결을 받았다.

AP통신과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잉글랜드 뉴캐슬 형사법원의 배심원단은 대니얼 그레이엄(39)과 애덤 커러더스(32)의 시카모어 갭 나무 및 하드리아누스 방벽 훼손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수령 약 150년인 시카모어 갭 나무는 영국 북동부에서 칼라일과 뉴캐슬 사이 노섬벌랜드의 크래그 호수 근처 하드리아누스 성벽 옆에 서 있는 개버즘 단풍나무로, 1991년 할리우드 영화 ‘로빈 후드’에 등장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로마를 통치한 기원후 122년 당시 로마제국에 속했던 브리타니아 북단 방어를 위해 세워진 방벽을 따라 두 언덕 사이에 선 채로, 빙하가 녹은 물에 의해 극적으로 형성된 물웅덩이에서 자라고 있었다.

영국에서 가장 사진이 많이 찍힌 나무 중 하나였던 이 나무는 그러나, 2023년 9월28일 이른 아침에 완전히 잘려나가 쓰러진 모습으로 발견돼 영국에 큰 충격을 안겼다.

2015년 여름 밤에 찍힌 시카모어 갭 나무. AP 연합뉴스

배심원단은 친구 사이였던 그레이엄과 커러더스가 공모해 이 나무를 베고 방벽 일부를 훼손해 각각 62만2191파운드(약 11억6천만원), 1144파운드(약 210만원) 상당의 손해를 일으킨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소규모 공사업체를 운영하는 그레이엄은 기계공인 친구 커러더스가 한 일이라고 주장했고 커러더스는 범행을 부인했다.

범행 동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증거는 충분히 나왔다. 그레이엄은 커러더스에게 사건 전날 “톱을 예열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사건 직후에는 절단된 나무에 대한 메시지를 다수 주고받았다.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그레이엄과 커러더스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영상으로, 전기톱 소리와 나무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누군가가 나무를 향해 손을 움직이고 곧이어 나무가 쓰러지는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메타데이터상 영상이 찍힌 위치는 시카모어 갭 나무가 있던 공원이었다.

검찰은 명확한 범행 동기를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검찰은 최종 변론에서 피고인들이 “좀 웃기는 일로 생각없는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를 저질렀지만, 대중이 공분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는 자백할 용기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219 광복회 “일제 때 국적은 일본이냐?” 후보들에 질의…김문수 이번엔? 랭크뉴스 2025.05.11
51218 [단독]검찰, ‘강남 중학교 학폭 무마 의혹’ 한동훈 부부 고발 사건 불기소 랭크뉴스 2025.05.11
51217 김문수·한덕수 포옹…金 "선대위원장 맡아달라" 韓 "논의해보겠다" 랭크뉴스 2025.05.11
51216 洪 "인간말종, 정치 떠나라" 독설‥"권성동도 사퇴해" 폭발 랭크뉴스 2025.05.11
51215 '이재명 판결 논란' 다룬다...초유의 대법원장 청문회 14일 개최 랭크뉴스 2025.05.11
51214 트럼프 “인도-파키스탄 휴전 환영... 두 나라와 교역 대폭 확대” 랭크뉴스 2025.05.11
51213 “단결하자” 윤석열에 박지원 “이참에 아예 유세도 해라” 랭크뉴스 2025.05.11
51212 허벅지 피멍 가득한 여고생…분노한 이준석, 그때 朴이 왔다 [대선주자 탐구] 랭크뉴스 2025.05.11
51211 대선판 재등장한 尹…“韓, 김문수와 끝까지 가야” 결집 촉구 랭크뉴스 2025.05.11
51210 롯데시네마-메가박스 손 잡자…“비싸서 안 가는 거예요” 싸늘한 여론 [잇슈#태그] 랭크뉴스 2025.05.11
51209 “한덕수와 최상목 부재가 차라리 잘돼···트럼프와 협상 시간 벌 수 있다” 랭크뉴스 2025.05.11
51208 “멕시코만이지 무슨 아메리카만이냐”…멕시코, 구글에 소송 랭크뉴스 2025.05.11
51207 한국이 위험하다...‘반도체·자동차·조선’ 어쩌나 랭크뉴스 2025.05.11
51206 유심 부족에 SKT ‘유심 재설정’ 기술 도입…“교체와 동일 효과” 랭크뉴스 2025.05.11
51205 ‘구글 고정밀지도반출’ 8월 결정…“안보·국내산업 여파 추가 검토” 랭크뉴스 2025.05.11
51204 "딸 교수 시켜주겠다" 5억 사기…속을 수 밖에 없던 수법 있었다 랭크뉴스 2025.05.11
51203 트럼프 “인도-파키스탄 휴전 환영...두나라와 교역 대폭 확대할 것” 랭크뉴스 2025.05.11
51202 "하수도 요금 135만원 내라고요?"…고양시 2000여가구 날벼락 랭크뉴스 2025.05.11
51201 홍준표 "권영세·권성동 정계 은퇴하라…정당정치 기본도 몰라" 랭크뉴스 2025.05.11
51200 한동훈 "쿠데타 세력이 자리 보전? '친윤 쿠데타' 세력 책임 물어야" 랭크뉴스 2025.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