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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곽노근·권이근 '무기력 교사의 탄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과 시민들이 서이초 교사 순직 1주기인 지난해 7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서 국화꽃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작은 다툼이나 갈등도 학교 폭력이니 아동 학대로 명명되고 소송으로 이어지니 교사들도 어떻게 하면 꼬투리 잡히지 않을지 족집게처럼 아는 도사님이 된 듯해요.”

책 ‘무기력 교사의 탄생’을 쓴 권이근 교사는 요즘 교사들을 이렇게 묘사했다. 무례한 학생을 함부로 혼낼 수 없는 ‘교권 없는 교사’들을 그는 허허벌판의 허수아비에 비유했다. 충남의 한 초등교사인 그는 몇 년 전 아동학대로 고발당했고, 2023년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접하며 깊은 무력감에 빠졌다. 지난해 자율연수 휴직을 한 후 교단을 떠날 고민까지 하던 그는 곽노근 초등교사와 한 달에 한 번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두 ‘무기력 교사’가 지난 1년 동안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이 책에는 20여 년간 학교를 지켜온 교사들의 증언과 고뇌가 담겨있다.

무기력 교사의 탄생·곽노근 권이근 지음·이매진 발행·256쪽·1만6,800원


서이초 사건 이후 학교는 달라졌을까. 두 교사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동료 교사들은 한결같이 "서이초 사건 뒤로 잠시 학부모 민원이 줄어드나 싶더니 실제로 큰 변화는 없다"고 증언하고 “학부모 사이에 도도하게 흐르는 ‘내 새끼 지상주의’, 부당한 간섭과 폭력에 맞서 교사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부재한 현실”은 그대로다.

오히려 '3무 교실'만 더 공고화되고 있다. 복잡한 사안에 얽히지 않으려는 교사들과 제멋대로인 아이들이 만든 ‘무기력·무질서·무법’이다. 권 교사와 곽 교사는 ‘3무 교실’에서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이 자신의 실수를 반성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되묻는다. 이들은 도무지 바뀌지 않는 교육 현실에 체념하는 대신 고민하고 토론한다. 교대 커리큘럼부터 교사의 업무까지 전체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제시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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