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당의 김문수 대선 후보 자격 취소 결정에 대해 “김 후보가 시간 끌며 단일화를 무산시켰다”며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쳤다”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서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게 당원들의 명령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당 지도부는 기호 2번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김 후보께 단일화 약속을 지켜주실 것을 지속적으로 간곡히 요청드렸고 저를 밟고서라도 단일화를 이뤄주십사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실패하고 말았다”며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이었다”며 “80% 넘는 우리 당원들이 후보 등록일 이전에 단일화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를 향해 “신속한 단일화 주장으로 국민과 당원 지지를 얻어놓고 막상 후보가 되자 시간을 끌며 사실상 단일화 무산시켰다”며 “김 후보에게 단일화는 후보가 되기 위한 술책이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 후보는 지도부에 대한 근거없는 비판과 거짓말을 반복하며 갈등을 일으켰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근거없는 음모론을 퍼뜨리며 지지자를 앞세워 당을 공격하는 자해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급기야 김 후보는 가처분 신청까지 내서 당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갔다”며 “하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하고 당의 자율성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비대위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비대위는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제 정치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단의 순간이었다”며 “저는 우리 당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를, 끝까지 희망을 품고 계신 국민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이보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