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공무원이 정당 현수막 정보를 관리 시스템에 입력하고 있다. /강남구 제공

서울 강남구는 ‘불법 현수막 관리 시스템’을 지난 4월 중순부터 운영하고 있다. 담당 공무원이 현수막을 게시한 정당, 설치 기간, 위치 등을 휴대전화로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수집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간을 넘긴 현수막이나 개수 제한을 어긴 현수막이 자동으로 파악된다.

이 시스템은 강남구 도시계획과 도시정비팀 소속인 강진규(42) 주무관이 개발했다. 그는 프로그램 개발 방법을 독학으로 3개월간 익혔고, 비용은 6만원만 들어갔다고 한다.

2024년 1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정당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주민 지적 없으면 알기 힘든 불법 현수막 관리에 공무원 어려움 겪어
강진규 주무관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작년 1월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이 시행된 게 계기가 됐다. 이 법에 따르면 각 정당은 현수막을 행정동 한 곳에 2개까지 걸 수 있고, 15일 뒤 자진 철거해야 한다. 어린이보호구역이나 보행자·차량 안전을 해치는 곳에는 현수막을 걸 수 없다. 현수막을 건 날짜와 게시자 연락처 등을 현수막에 적어야 한다. 또 게시 기간이 지났거나 규정을 어긴 현수막은 지자체가 철거할 수 있다. 그 전까지 각 정당이 도로변에 제한 없이 걸어 도시 미관을 해쳤던 현수막을 지자체가 정비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법에 맞춰 현수막을 관리해야 하는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어려움이 생겼다. 실제로 현수막이 언제, 어디에, 몇 개가 걸렸는지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강남구에만 주요 간선 도로 21개 노선에 월평균 240건 이상의 정당 현수막이 설치된다고 한다. 강남구 관계자는 “현수막을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되고 일일이 현장에 가서 확인해야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강 주무관이 나섰다. 그의 대학 전공은 중어중문학. 평소 IT와 거리가 멀었고 코딩은 전혀 할 줄 몰랐지만, 요즘은 코드 한 줄 쓰지 않고도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냈다고 한다. 또 그의 업무는 불법 전단지를 단속하는 일인데, 동료 공무원이 불법 현수막 관리에 어려움을 겪자 프로그램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강 주무관은 ‘노코드(no code)’ 프로그래밍 도구인 ‘버블닷IO(BUBBEL.IO)’를 이용하기로 했고, 온라인 강의로 독학했다. 개발 결심, 온라인 강의 수강, 프로그램 개발까지 딱 3개월 걸렸다. 비용은 버블닷IO를 이용하는 데 40달러(약 6만원)만 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추가 비용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불법 현수막 관리 시스템 예시. /강남구 제공

“30분간 사용법 배우고 1분간 입력하면 자동으로 관리”
강 주무관이 개발한 ‘정당 현수막 실시간 관리 시스템’은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현수막 위치, 정당명, 게시 기간 등을 등록하면 곧바로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져 관리된다. 입력에 1분도 걸리지 않는다. 시스템 사용법을 배우는 것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고 한다.

이 시스템은 강남구 지도 위에 현수막이 걸린 장소를 표시해 준다. 현수막 게시 기한과 행정동 내 게시 개수, 어린이 보호구역 여부도 알려준다. 담당 공무원이 철거해야 하는 현수막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불법 현수막 관리 시스템 예시. /강남구 제공

이 시스템에 대해 강 주무관은 “완벽하지는 않고, 실무에 쓸 수 있도록 기능을 단순하게 구현한 수준”이라면서 “(현수막 담당) 직원들에게서 피드백을 받아 업그레이드 중”이라고 했다.

현수막 게시·철거 업무를 담당하는 황상길(34) 주무관은 “각 정당이 지자체에 신고하고 현수막을 거는 게 아니어서 게시 기간이 지나도 자진해서 철거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새 시스템 도입 후) 민원이 들어오기 전 규정을 위반한 현수막을 정비할 수 있어 구민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760 [속보] SK텔레콤, 1분기 영업익 5674억원… 전년 比 13.82%↑ 랭크뉴스 2025.05.12
46759 '논란의 중심' 백종원, 히든카드 꺼냈다 랭크뉴스 2025.05.12
46758 한동훈이 때리니 권성동 살았다?…국힘서 이런 말 나오는 이유 랭크뉴스 2025.05.12
46757 “문수야 어떡하냐” 조롱하던 이수정, 이틀 뒤 태도 ‘급수정’ 랭크뉴스 2025.05.12
46756 한덕수, 김문수 제안 선대위원장 고사 랭크뉴스 2025.05.12
46755 [속보] 이재명 대선출정식…“2·3차 내란 계속, 국민 이기는 권력 없다” 랭크뉴스 2025.05.12
46754 “써마지 할까 울쎄라 할까” 돈으로 사는 젊음, 리프팅 시장 고속성장[왜 땡기는가①] 랭크뉴스 2025.05.12
46753 [속보] 이주호 대행 “딥페이크 등 선거 위법행위,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 랭크뉴스 2025.05.12
46752 "구준엽 갈수록 야위어"…故서희원 떠나보낸 뒤 근황 깜짝 랭크뉴스 2025.05.12
46751 탈북 의원 연단으로 불러낸 金 “가짜 진보, 확 찢어버리고파” 랭크뉴스 2025.05.12
46750 "트럼프, 대놓고 부패"…카타르가 준 5600억짜리 선물 뭐길래 랭크뉴스 2025.05.12
46749 "바람 쐬려고" 비상문 벌컥 열었다…中 뒤집은 '비행기 자객' 랭크뉴스 2025.05.12
46748 尹, 걸어서 법원 첫 공개출석…계엄 묻자 '묵묵부답' 랭크뉴스 2025.05.12
46747 검찰, '홈플러스 신용등급 강등' 한기평·한신평 압수수색 랭크뉴스 2025.05.12
46746 국힘 김용태 선대위원장 “대통령 잘못에 책임 못 지운 건 과오···사과드린다” 랭크뉴스 2025.05.12
46745 출정식서 이재명 "기회 주면 세상 얼마나 바뀌는지 증명할 것" 랭크뉴스 2025.05.12
46744 이재명 10대 공약…"AI 등 집중육성해 세계선도 경제강국 실현" 랭크뉴스 2025.05.12
46743 ‘내 마음을 구독합니다’…애착만큼 커지는 AI 멘털케어 시장 랭크뉴스 2025.05.12
46742 日 젊은층 “전화받는 게 무서워요”[송주희의 일본톡] 랭크뉴스 2025.05.12
46741 첫 공개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 랭크뉴스 202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