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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북한은 600mm 다연장 방사포와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을 여러 발 발사했습니다. 둘 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배치됐던 미사일입니다.

통상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국과 미국을 향한 '무력시위' 내지는 '도발'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이번 발사와 관련해서는 '세일즈' 목적도 다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 KN-23과 KN-25는 어떤 미사일?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600mm 다연장 방사포'는, KN-25는 그동안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로 불렀습니다. 포탄의 지름이 60cm이고, 여러 발을 연이어 발사할 수 있으며, 탄착지점으로부터 넓은 구역에 피해를 주는 무기입니다.

이런 특징을 가진 무기를 국제적으로는 통상 '다연장 로켓포(MLRS: Multiple Launch Rocket System)'라고 부르는데, 실제 우크라이나 전장에 사용된 이 초대형 방사포를 외신들은 '북한의 MLRS'라고 불렀습니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 대신 돌연 '600mm 다연장 방사포'라고 명칭을 바꾼 건 기존 이름이 다연장 능력과 장거리 타격이라는 무기체계의 핵심 능력을 드러내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KN-25

KN-23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입니다. 러시아의 이스칸데르-M 미사일과 제원이 유사하기 때문인데, 북한은 이를 '화성포-11가' 라고 부르고 우리 국방부는 '이스칸데르형 전술유도탄'으로 표기합니다. 하강 단계에서 요격을 피하기 위한 풀업 기동이 특징이고, 사거리는 600km 정도로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에 듭니다.

KN-23

두 미사일 모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탄두만 바꾸면 재래식 무기로든 전술핵무기로든 활용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군은 이번 발사에 대해 여느 때처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하면서, 다음과 같은 분석도 덧붙였습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 국방부 정례브리핑(8일)
“일부 수출을 하기 위한 성능 점검이나 또 비행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실험일 수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성능 개선'은 대부분 미사일 시험발사의 기본 목적 중 하나지만, '수출용'일 가능성에도 주목한 겁니다.

■ "성능 점검 및 개선 위한 시험 발사에 방점"

북한은 발사 다음 날인 9일 '장거리포 및 미싸일(미사일)체계 합동타격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히면서 이번 훈련이 "조선반도(한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핵 작전 연습을 연쇄적으로 벌여놓고 있는 미국과 추종 국가들의 무모한 정세 격화 행위"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는 으레 쓰는 수사 또는 명분일 뿐이고, 실제로는 러시아 수출을 염두에 두고 성능 개선 시험을 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훈련에서 김정은을 수행한 인물들을 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립니다. 통상 전술핵 타격 훈련이나 방사포 사격 훈련의 경우 총참모부 지휘관들이 김정은을 수행하고, 관련 지휘관이나 부대에 대한 소개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번 훈련에는 박정천, 조춘룡 등 당 중앙위 지도 간부들과 함께 미사일총국장 장창하, 국방과학원 원장 김용환 등이 수행했습니다. 대부분 무기 체계 개발과 밀접하게 관련 있고, 무기 실험을 할 때 주로 동행해 온 인물들입니다.


발사 장소가 동해 해변에 위치한 원산이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동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발사한 건데, 보통 미사일 실험 단계에서 추락 위험이 있을 경우 내륙을 피해 해상으로 발사합니다. KN-23과 KN-25는 그동안 개발 초반 '실험용' 발사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서해 내륙에서 동해 쪽으로 '내륙을 통과해' 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동해안에서 해상으로 발사한 건 성능 개선을 위해 모종의 개량을 했고, 이를 테스트하기 위한 발사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두 미사일 모두 러시아에 제공되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된 무기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상당 규모의 KN-23과 KN-25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원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실제 전장 경험을 체계적인 데이터로 축적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걸 토대로 이 무기들의 성능을 개량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실전 배치 이후 발견된 정밀도·내구성·발사 성공률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시험 발사에 방점을 두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 러시아와 '잠재 고객'들 향한 '방산 세일즈'?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일 탱크 공장, 7일에는 포탄 및 군수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을 연이어 공개했습니다. 이때도 모두 KN-25가 등장했고, 특히 군수공장 시찰 때는 '대량 생산' 능력과 공정의 '현대화'를 과시했습니다. 그리고 9일 성능 개선 시험으로 보이는 훈련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을 공급하며 미사일의 성능을 어느 정도 검증받고, 여기에 탄력을 받아 러시아는 물론 '방산 잠재고객'들에게 일종의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벨라루스 정부대표단이 지난 6일부터 평양을 방문한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벨라루스를 시작으로 러시아와 가까운 동맹국이면서 이제 권위주의적인 진영에 있는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서 일종의 이제 NK(북한) 방산에 대한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장을 통해서 검증된 NK 무기를 자신감 있게 해외로 수출할 수 있다고 하는 일종의 쇼케이스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이제 북한은 남한 도발용뿐 아니라 러시아와 그 우방국들에게 무기를 공급할 '무기 공장'으로 거듭날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실전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한 북한은 분명 우리에게도 더욱 위협적인 상대가 될 겁니다. 이에 대응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안보 전략을 구상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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