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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출판 기자가 활자로 연결된 책과 출판의 세계를 격주로 살펴봅니다.
인스타그램 매거진인 '포엠매거진'에서 제작한 티셔츠. 시와 외계인이란 접점 없는 이미지가 충돌하며 만들어진 문구가 그 자체로 시적이다. 포엠매거진 인스타그램


"외계인 침공 시 시(詩) 안 읽는 사람이 먼저 잡아먹힌다."

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 번쯤 본 적 있는 문구일 텐데요.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잡지, '포엠매거진(@poemmag)'에서 만든 이 캐치프레이즈는 '텍스트힙' 현상을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매사 유용한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시대, '(무용해 보이는) 시를 왜 읽나'라는 질문에 대한 경쾌한 반격이자 '시 한 번 읽어보라'는 유쾌한 제안이기도 합니다. "네, 저는 외계인 침공할 때나 필요할지 모르는 시를 읽어요. 재미있는데, 같이 읽자"라고요.

이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 스티커는 지난해부터 젊은 독자층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고상하고 난해하게 여겨지던 시라는 장르를 이렇게 키치한 방식으로 소비하는 게 텍스트힙의 실체가 아닐까요. 시를 주제로 한 SNS 콘텐츠도 인기입니다. '인생 현타 올 때 읽는 시집 5' '이번 주 내 추구시야'처럼 인스타그램 전달 방식에 맞게 사진을 중심으로 시구를 감각적으로 편집한 건데요, 이 분야 선두 주자인 '포엠매거진'의 구독자는 7만8,000명에 이릅니다.

인스타그램 매거진인 '포엠매거진'에서 만든 굿즈. '시집사' 외계인 인형과 스티커. 출처 포엠매거진(@poemmag)


10, 20대 사이에서 시집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고선경 시인의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과 '샤워젤과 소다수', 차정은 시인의 '토마토 컵라면'. 예스24 제공


예스24에 따르면 10, 20대의 올해(1월 1일~3월 10일) 시집 구매량도 전년 대비 64.5% 늘었다고 합니다. 읽는 사람만큼 시 쓰는 사람의 연령대도 젊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예스24의 시집 베스트셀러 10위 목록엔 한강, 나태주 같은 기성 작가 사이에 젊은 작가의 시집 3권이 포함됐습니다. 1997년생인 고선경 시인의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과 '샤워젤과 소다수', 10대인 차정은 시인의 '토마토 컵라면'입니다. 예스24는 "쇼트폼에 익숙한 세대에서 짧고 감각적인 언어로 쓰인 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시가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이 고리타분하다!'를 외치는, 시를 읽고 쓰는 신인류가 등장했습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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