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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첫 교황
교황 전 한국 지부 4차례 방문
교황 직접 수행한 김창호 신부
"인자한 아버지...열린 성직자"
새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발코니에서 대중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바티칸=로이터 연합뉴스


"한없이 인자한 아버지세요.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고 일상에서 소탈한 모습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꼭 닮았죠."

8일(현지시간)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은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가 배출한 첫 교황이다. 수도회의 한국지부 원장인 김창호 신부는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교황 선출 소식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모든 구성원이 놀라고 기뻐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회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우구스티노 수도회가 배출한 첫 교황"이라며 "하느님 감사합니다"라는 환영의 메시지를 올렸다.

4차례 방한... 봉은사, 임진각 방문

레오 14세 교황(앞줄 왼쪽 다섯 번째)이 2002년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 신분으로 한국을 방문해 인천 수도원에서 수도자들과 함께 촬영한 기념사진. 성 아우구스티노회 수도회 한국지부 제공


레오 14세 교황(가운데)이 2002년 한국을 방문해 한국 사제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 뉴스1


레오 14세는 수도회 총장 신분으로 국내 수도회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2002~2010년 네 번에 걸쳐 방한했다. 그의 방한 때마다 수행한 김 신부는 "권위나 격식을 앞세우지 않는 분"이라며 "아들뻘 사제들에겐 관대한 아버지 같은 모습으로 많은 격려를 해주셨다"고 회고했다. 방한 당시 한국 지부의 청소년 사목과 피정지 등을 둘러보고 수도회 사제들과 만났다.

김 신부는 수도회 한국 진출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은 2010년 당시 교황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필리핀에서 열린 수도회 총회를 마치고 한국에 들러 4박5일 동안 머무르셨다"며 "북한 선교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셨고 임진각을 찾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종교를 포함해 문화 전반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봉은사에 방문해 스님들과 담소를 나누시고, 한 식당에서는 '산낙지를 먹어보겠다'고 먼저 요청하실 정도로 문화적 이질감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김 신부는 당시 총장이 청빈한 수도자의 모습이었다고도 전했다. 그는 "모든 일정을 수행하면서 사제들과 똑같이 생활했다"며 "이동할 때도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첫 교황 배출한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 시절 교황의 모습. 성 아우구스티노회 수도회 한국지부 제공


교황을 처음으로 배출한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는 성인 아우구스티노의 뜻을 기려 1244년 설립된 가톨릭 수도회다. 수도회는 '한마음 한뜻(Anima Usa et Cor Unum)'을 모토로 내적인 수도생활, 공동체의 친교, 사도적 가난과 헌신, 봉사와 친절의 마음 등을 표방한다.

현재 로마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한국에는 1983년 당시 인천 교구장이었던 맥 노튼 주교의 요청으로 시작됐다. 1990년부터 한국인 수도자 양성이 시작됐고, 1994년 인천에 수도회 본원을 설립했다. 현재 한국 본원에는 23명의 수도자가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레오 14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 1977년 입회했고,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98년 수도회 미국 시카고 관구장에 이어 2001년부터 12년간 수도회 총장을 지냈다. 그는 교황 선출 직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발코니 인사에서도 수도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자신을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아들"로 소개한 뒤 성인의 말을 인용해 "나는 여러분에게 주교이지만, 나아가 여러분과 함께 그리스도인"이라며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준비하신 그 본래의 방향을 향해 함께 걸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열린 태도로 포용적인 교황이 되어줄 것이라 기대했다. 그는 "교황이 이름난 교회법 박사이기 때문에 교리에 정통하시지만 그렇다고 보수적인 성향은 아니다"라며 "시대적 필요와 구성원을 위해 융통성 있게 교리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열린 성직자"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지부가 다른 나라에 비해 규모가 작은데도 네 번이나 왔다"며 "형제들을 관대하게 품어주셨던 것처럼 인류를 따뜻하게 이끌어주실 것을 믿는다"고 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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