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석 의원 64명 중 60명 찬성
한덕수 김문수 국민의힘 단일화.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9일 자정까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곧바로 비상대책위원회와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소집해 ‘후보 재선출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날 밤 양쪽의 단일화 실무 협상이 결렬되자, 의원총회에선 김 후보가 “이재명보다 더 나쁘다” “당원을 기망한다”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현재 당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가 후보 재선출 절차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동의를 구했고, 재석 의원 64명 가운데 60명이 찬성했다. 반대는 2명, 기권이 2명이었다. 의총 도중 진행된 이날 밤 8시30분 양쪽 후보간 1차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에 나온 결정이다.
의총 도중 1차 실무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을 들은 대다수 의원들은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영하 의원은 “김 후보가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약속하지 않았으면 4인 경선(2차 경선)에서 못 들었다. (한 후보와 단일화를 사실상 거부하는) 김 후보의 행동은 떳떳하지 않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는 것과, 단일화 약속을 뒤집은 것 중 어느 게 더 나쁘냐. 후자”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권영진 의원도 “김 후보가 단일화 약속을 뒤집으면, 여기 있는 의원들은 전부 거짓말쟁이가 된다”며 “김 후보는 당원들을 기망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경선 과정에서 단일화를 약속했다가 당선 뒤 이를 뒤집었다고 비판한 것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왼쪽)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금 당 지도부가 하고 있는 강제 단일화는 실은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다. 그래서 응할 수 없다”고 한 뒤 의총장을 나서자 조배숙 의원이 막으려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김 후보로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주장도 쏟아졌다. 조승환 의원은 “김 후보 지지하는 이유를 단일화로 들었다. 단일화 없이 김 후보를 지지할 용기 없고, 12일(공식선거운동 개시일)부터 선거운동을 어떻게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김승수 의원도 “이대로 김 후보가 대선 후보로 등록하면 대구·경북조차 선거운동을 못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조경태 의원은 유일하게 김 후보를 대선 후보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조 의원이 “이런 식의 무책임한 외부인사 영입을 할 거면, 경쟁력 있는 이재명 후보를 데리고 오는 게 빠른 거 아니냐”고 말해 의원들 사이에서 “앉아라” “그만하라”는 등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