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협상단 마주 앉은지 30분도 안돼 결렬
여론조사 ‘역선택 방지조항’ 포함 여부로 충돌
“지지정당 묻지 말자” vs “이재명 참여 방식 안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지난 8일 오후 국회 사랑재의한 카페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측의 9일 첫 단일화 룰 협상을 벌였지만 여론조사 설문에 지지정당을 묻는 조항을 포함할 지를 두고 다투다 30분만에 빈손으로 헤어졌다. 김 후보 측은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를 하는만큼 이를 물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한 후보 측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은 안된다고 맞섰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단일화 성사 여부와 당 지도부 후속 대응 등을 둘러싼 혼란이 다시 극대화했다.

김 후보 협상단으로 참석한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협상이 재개된 지 25분쯤 지난 뒤 협상장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한 후보 측이) 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모든 것을 당에 일임한다는 한 후보 말을 믿고 오늘 제가 와서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며 “그런데 이 자리 온 한 후보측 관계자는 자기 주장이 관철이 안 되면 한 발짝도 협의하지 않겠다고 언성까지 높였다”고 말했다.

김 비서실장은 “정당 지지 여부를 묻지 않고 설문을 구성하자고 했는데, (한 후보 측이) 그건 절대 안된다고 했다”며 “그럼 뭘 일임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한 후보 측은) 이재명 대표가 선출하게 해야 하나고 황당한 말을 한다”며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를 하는데 정당 지지 여부를 묻는 게 정상적인가”라고 말했다. 김 비서실장은 협상 과정에서 당은 아무 중재도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했다는 비판도 했다.김 비서실장은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3000명 이상 조사하자고 제안했다고도 말했다.

뒤이어 협상장을 나온 한 후보측 손영택 전 총리실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그 방법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김 후보 측에서 그 방법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절대 동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손 전 실장은 그러면서 “저희가 공정하고 합리적 방법이라 생각한 김문수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한 방식을 제안했는데 (김 후보 측이) 그걸 받지 않아서 결렬됐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어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는 얘기다.

결국 지지 정당을 설문에 포함할 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을 고집하다보니 국민의힘 후보는 국민에게 묻자 하고, 무소속 후보는 당원들의 의사를 존중하자는 기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양측이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조사에서 김 후보는 당원보다 국민 전체를 모수로 할 때 지지율이 높았고, 한 후보는 국민 전체보다 당원들의 지지율이 높았다.

양측은 일단 캠프로 돌아가 상대의 주장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재차 협상 여부를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중간에서 조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624 단일화 밀어붙이다 찢긴 보수… ‘빅텐트’보다 급해진 집안 수습 랭크뉴스 2025.05.12
46623 검찰, 코인 파헤치다 공천 헌금 '법사폰' 열어… '김건희 의혹' 새 국면 랭크뉴스 2025.05.12
46622 ‘내란 우두머리 혐의’ 尹 오늘 3차 공판 출석… 첫 포토라인 서나 랭크뉴스 2025.05.12
46621 [단독] 생활고에 라면 한봉지 ‘슬쩍’… 1만원 이하 절도 4년새 2배 랭크뉴스 2025.05.12
46620 "오십견? 파킨슨이었다" 척추 명의가 무시한 이상 징후 랭크뉴스 2025.05.12
46619 尹, 오늘 걸어서 중앙지법 청사 입장…포토라인서 입 열까 랭크뉴스 2025.05.12
46618 "日은 쌀값 폭등했는데"…정부, AI로 수급 정확도 높인다[Pick코노미] 랭크뉴스 2025.05.12
46617 김문수만 믿고 김문수만 때리다 8일만에 끝난 ‘정치인 한덕수’ 랭크뉴스 2025.05.12
46616 "싱크홀 무서워서 도저히 못 살겠다"…수도까지 옮긴다는 '이 나라' 어디? 랭크뉴스 2025.05.12
46615 대선 후보 갈아 치운 국민의힘 '막장' 정치... "쿠데타 책임 물어야" 랭크뉴스 2025.05.12
46614 李 광화문, 金 가락시장 택했다…여기서 대선 첫 유세하는 까닭 랭크뉴스 2025.05.12
46613 미·중 이틀 연속 마라톤 관세협상…트럼프는 “큰 진전 이뤘다” 랭크뉴스 2025.05.12
46612 [속보] 젤렌스키 “15일 튀르키예서 푸틴 기다릴 것” 랭크뉴스 2025.05.12
46611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작년 사상 첫 10% 돌파 랭크뉴스 2025.05.12
46610 푸틴 대화 제안에 젤렌스키 "직접 보자"…휴전협상 급물살탈까(종합2보) 랭크뉴스 2025.05.12
46609 SKT 유심 재설정 서비스 시작… 교체 예약자 선택 가능 랭크뉴스 2025.05.12
46608 "이거 혹시 김일성?"…당근에 올라온 '북한 지폐 판매글'에 경찰 조사 소동 랭크뉴스 2025.05.12
46607 中허리펑 "美와 협상서 중요한 합의 이뤄…12일 공동성명 발표" 랭크뉴스 2025.05.12
46606 [속보] 中 허리펑 "美와 통상·경제협의 메커니즘 구축…후속논의 계속" 랭크뉴스 2025.05.12
46605 "사탕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다이아몬드였다"…산책 중 '2000만원' 횡재한 사연 랭크뉴스 202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