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둘러싼 국민의힘 상황, 이제 한 치 앞도 내다보기가 어려워졌는데요.
정치팀 이기주 기자에게 좀 더 물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정작 한덕수 후보는 한 발 빼고 물러나 있는 모습이고요.
실제로 경선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국민의힘 지도부는 왜 자기 당 후보인 김문수 후보를 공격하는 건가요?
◀ 기자 ▶
네, 국민의힘 지도부나 의원들이 김문수 후보를 비판하는 건 왜 말을 바꿨냐는 겁니다.
경선 과정에서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를 해놓겠다고 해서 당원들이 최종 후보로 뽑아줬는데, 이제 와서 단일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니까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며 비난하고 있는 건데요.
김 후보가 단일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건 사실입니다.
발언 들어보시죠.
[김문수/국민의힘 대선 후보 (4월 24일)]
"<합의가 안 되면 보수층에 2명이 나와도 그건 뭐 상관없다,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신 겁니까?> 저는 한덕수 후보를 잘 알기 때문에 그분이 그렇게 무리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 후보 (4월 30일)]
"<한덕수 총리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하실 용의가 있으십니까?> 어떤 명분으로 양보를 해야 된다는지 저는 그 질문 자체가 조금 납득이 안 갑니다."
그런데 김문수 후보의 발언 앞뒤 발언을 살펴보면요.
한덕수 후보가 아니라 자신으로 단일화하겠다는 의지를 줄곧 표명했습니다.
김 후보가 모호한 발언으로 '말 바꾸기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지만, 국민의힘도 김 후보 발언을 한덕수 단일화로 확대하여 해석하면서 '후보 찍어내기 논란'을 키웠습니다.
◀ 앵커 ▶
그런데 비슷한 상황이 국민의힘에서, 없었던 게 아니잖아요?
과거에도 이런 식의 이른바 찍어내기가 있었죠?
◀ 기자 ▶
그렇습니다.
3년 전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이른바 '찍어내기'가 반복되고 있는데요.
2022년 7월엔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던 이준석 당시 대표가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고 물러났고요.
2023년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도 총선 불출마를 두고 친윤계와 갈등을 겪다가 대표직에서 사퇴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중간에 낙마했는데요.
찍어내기 논란이 터질 때마다 그 중심에 친윤계 의원들이 있었고, 그 배후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들이 일었습니다.
◀ 앵커 ▶
그러니까 이러한 소위 찍어내기의 뒤에는 항상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있었단 건데, 파면이 된 뒤에도 결국 윤심인 건가요?
국민의힘 자중지란 수습이 가능하겠습니까?
◀ 기자 ▶
이번 사태를 두고 대권보다는 당권에 관심을 둔 싸움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그 배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사실 당권을 가지고 있는 권영세, 권성동 이 두 사람이 2선으로 후퇴하고 새 지도부를 꾸린다면 조금은 사태가 진전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선을 불과 20일 앞둔 상황에서 그게 쉽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SNS에 "3년 전 두 사람이 윤석열이 데리고 올 때부터 당에 망조가 들더니 또다시 엉뚱한 짓으로 당이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진다", "윤 대통령과 두 사람은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거센 비난을 퍼붓기도 했는데요.
앞으로 친윤계에 대한 쇄신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네, 정치팀 이기주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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