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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 47개 시군 방문
전북·충북 진천 제외 모두 '대선 패배' 험지
"가장 가기 어려운 지역 먼저" 선점 전략
태양광·농어촌 기본소득 이재명 DNA
반이재명·색깔론 탈피… 다부동 충혼비 참배도
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 인근에서 한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아 들고 있다. 칠곡=뉴시스


"지난 대선 때 졌던 곳만 쏙쏙 골라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난 열흘은 '험지투어'의 연속이었다. 지난 1일 경기 포천을 시작으로 10일 경남 지역까지 전국 47개 시군을 방문하는 일정인데 이 중 41곳이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가 패배한 곳이었다. 경기와 강원 접경 지역, 경북과 경남까지. 모두 보수의 아성으로 불리는 곳으로 오죽하면 "민주당 대선 후보가 한번도 안 온 지역"(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이라고 했을 정도다. 중도 보수 외연 확장을 내건 이 후보의 메시지가 '말'에 그치지 않고 '발'로 확인된 셈이다.

이 후보는 가는 곳마다, 자신의 정책 트레이드마크인 지역화폐와 기본소득을 띄우며 '이재명 DNA'를 심었다. 국민의힘이 단일화 내홍으로 허우적대는 사이, 무주공산 된 보수 표심을 다지기 위한 선점 전략이다. 이날도 이 후보는 TK(대구경북)를 돌며 자신의 고향이 경북 안동인 점을 부각시키며 "마음이 푸근해지는 느낌이다. 고향에서 표도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접경지·동해안·경북… '험지'만 골랐다



출발부터가 경기 포천-연천,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을 잇는 접경지역이었다. 이후 동해안과 충북 내륙 등을 돌았고, 경북과 서부 경남이 마지막이었다. 민주당 텃밭 전북 5곳과 혁신도시가 있는 충북 진천을 제외하곤,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가 패배한 곳들이 대부분이다.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곳도 드물었다. 그만큼 표가 안 되는 곳이다 보니, 민주당도 외면했던 지역들이다. 지난해 총선 당시 이 후보는 전국 순회에 나섰지만, 이번에 들른 지역(경기 포천·양평, 충북 제천· 옥천 제외)은 건너뛰었다.

민주당이 이런 험지 위주의 동선을 짠 것은,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될 경우 방문이 힘든 곳을 미리 방문해 선점하려는 의도가 크다. 이 후보는 "열세 지역이어서라기보다는 못 가본 지역, 가장 가기 어려운 지역부터 먼저 가야 한다는 취지"라며 "소위 약자, 소외에 대한 관심이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9일 경북 칠곡을 찾아서도 "해방 이후 대통령이 한번도 안 왔다는 지역이 꽤 많다"면서 보수 대통령조차 찾지 않을 정도로 소외된 지역을 먼저 찾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각물_이재명 ‘경청 투어’ 방문 지역 지난 대선 결과


지역화폐·기본소득… '이재명 DNA' 심기



우호적이지 않은 지역인 만큼, 이 후보는 '이재명'을 제대로 알리는 데 집중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자신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와 신재생에너지, 농촌기본소득 등을 띄우며 이른바 '이재명 DNA' 심기에 나선 것이다. 태양광발전 등으로 마을 주민의 전체 소득을 높이고, 농어촌 기본소득을 도입해 인구가 늘어난 성공 사례들을 소개하며 표심을 파고드는 식이다.

반이재명 정서를 누그러뜨리려는 데도 공을 들였다. "경북은 제 고향인데도 눈을 흘기는 분들이 있다"며 "제가 진짜 뭘 많이 잘못했다면 이 자리까지 왔겠느냐"(4일, 경북 영주)며 동정표를 호소하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경주·영천·칠곡·김천·성주·고령 등 6개 지역을 훑으며 "경북이 우리 민주당 입장에선 대구만큼 어려운 지역"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 말고 유능한 머슴"



그러면서 '색깔론' 탈피도 거듭 호소했다. 일관되게 "머슴의 제1 조건은 색깔이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가 아니다"라며 "이재명 안 찍어도 좋으니, 유능한 사람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색깔론 구도가 빠진 자리에는 '정권 심판' 구도를 채워넣으려 했다. 이 후보는 "주인을 배반하면 축출을 해야 한다"며 소위 '내란'이라고 하는 게 아직 끝나지 않았다. 투표지는 총알보다 강하다. 6월 3일은 끝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진영에 사로잡혀선 안 된다는 주장은 호소에만 그치지도 않았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일정을 진행하던 도중 즉흥적으로 일정을 추가해, 경북 칠곡의 다부동전투 기념관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과 구국 용사 충혼비를 참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정치권은) 어느쪽이 가까웠다고 자꾸 편갈이 수법을 쓰는데 무엇이 중요하냐"면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한 목숨 바쳤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선 후보 선출 직후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현충원 묘역을 참배한 것을 떠올리며 "(정쟁 요소를) 감수하고 갔다 왔는데 별말이 없었다"며 "다 공과 과가 있는 것"이라고 외연확장 의지를 다졌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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