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입 중단,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차기 정부에 요구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들이 트랙터 한 대와 서울 서초구 남태령고개에서 종로구 경복궁역에 도착한 26일 오전 경찰이 트랙터 주변을 순찰차로 둘러싸고 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전봉준투쟁단이 오는 10일 ‘내란세력 청산’과 ‘농업대개혁’을 요구하며 세 번째 서울 도심 트랙터 시위를 예고했다. 경찰은 트랙터의 서울 진입을 불허하기로 해 또 다시 양쪽이 서울 들머리에서 대치를 벌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9일 전농과 경찰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 7일 전남·전북·충남 등에서 출발한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 30여대는 오는 10일 수원시청을 출발해 점심께 서울 들머리인 남태령과 석수역을 거쳐 서울로 진입할 예정이다. 이들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열리는 ‘내란농정 청산·농업대개혁 실현 범시민대회’에 참여한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전날 전농에 다른 차량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전농이 집회 신고를 했던 두 곳(남태령, 석수역)에 대해 ‘집회 제한 통고’를 내리는 등 트랙터의 서울 진입을 막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다만 1톤 트럭 20대의 서울 도로 진입은 허용했다. 지난 3월 법원은 전농의 트랙터 상경 시위에서 전농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하며 트럭 20대 진입을 허용했지만 트랙터 진입은 불허한 바 있다.
강순중 전농 정책위원장은 한겨레에 “오히려 트랙터 상경을 막는 것이 교통 체증이나 시민 불편을 더 야기하기에 경찰의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 제한 통고에 어떻게 대응할지 아직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농은 이번 트랙터 상경 시위에서 쌀 수입 중단,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등을 차기 정부에 요구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아직 농업 개혁과 사회대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봉준투쟁단의 상징인 트랙터 시위를 통해 농민들의 요구를 표출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전농 전봉준투쟁단은 지난해 12월21일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를 촉구하는 트랙터 상경 집회를 벌이다 서울 남태령고개 인근에서 경찰에 막혔다. 28시간 대치 끝에 경찰이 물러서며 결국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까지 행진했다. 지난 3월 25일∼26일에도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광화문 트랙터 시위를 시도하다 남태령에서 경찰과 대치했고, 트랙터 1대만 서울 도심에 들어섰다.
서울경찰청은 “오는 10일 오후 시간대 석수역 인근 집회로 경기도 안양 시흥대로와 경기 과천 과천대로에서 서울 도심 방향으로 극심한 정체가 예상돼 교통경찰 74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 등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