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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년 만에 다시 ‘레오(Leo)’라는 이름을 선택한 교황이 탄생했다.

교황청은 8일(현지시간) 제 267대 교황에 오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레오 14세’라는 교황명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CNN은 “1903년 선종한 레오 13세 이후 122년만”이라고 전했다.

새로 선출된 교황 레오 14세가 8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냈다. AP=연합뉴스
레오 13세는 1878~1903년 재위했다. 25년에 걸친 그의 재위 기간은 교황 역사상 네 번째로 길다. 그는 1891년 발표한 회칙 '레룸 노바룸(Rerum Novarum·새로운 사태들에 대하여)'으로 가톨릭의 사회교리를 본격적으로 정립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산업혁명이 노동자들의 삶에 끼친 폐해에 대한 교회의 응답이었다.

바티칸 사도궁에 위치한 '레오 1세와 아틸라의 만남'. 사진 바티칸 박물관
첫 번째 레오 교황(레오 1세)은 5세기에 재위한 ‘대(大) 레오’로, 훈족의 왕 아틸라를 설득해 로마 침공을 막아낸 인물로 기록돼 있다. 르네상스 시기의 대화가 라파엘로는 이 장면을 1514년 ‘레오 1세와 아틸라의 만남’이란 제목의 작품에 담았고, 현재 바티칸 사도궁에 전시 중이다.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위해 시스티나 성당으로 향하는 통로 구간에 있다. 이 회화 속에서 무장하지 않은 교황 레오 1세는 성베드로와 성바오로의 가호 아래 침공을 멈추도록 아틸라를 설득한다. 가톨릭은 이를 ‘비폭력적 합의의 상징’으로 기린다.



라틴어로 ‘사자’…힘과 용기 상징
역대 교황 이름으로 레오는 요한, 그레고리오, 베네딕토에 이어 클레멘트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가톨릭에서 라틴어로 ‘사자’를 의미하는 레오는 힘과 용기를 상징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레오 13세를 포함해 '레오'라는 이름을 쓴 전임 교황 13명은 개혁가들이었다”고 짚었다.

전통적으로 교황들은 자신이 쓸 이름을 고를 때 똑같은 이름을 썼던 전임자들의 사목 방향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아왔다. 마테오 브루니 바티칸 대변인은 이날 콘클라베 종료 후 브리핑에서 “레오라는 이름은 레룸 노바룸에서 시작된 현대 사회 교리에 대한 분명한 언급”이라며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남성과 여성, 그리고 노동자들에 대한 교황의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의 급격한 변화라는 점에서 19세기와 오늘날은 연결돼 있다”고도 말했다. 인권·노동 문제를 중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바티칸 언론실에서 공개한 역대 교황명 선호도 순위. 사진 CNN 화면 캡처
새 교황 레오 14세는 이날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며 “여러분에게 평화가 있기를(Peace be with you)”라고 첫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첫 인사이자, 나의 첫 목소리이기도 하다”며 “선대 교황 프란치스코의 나직하지만 용감한 목소리가 여전히 교회 안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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