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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태생이지만 페루서 오랜 생활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

9일자 뉴욕타임스 1면에 레오 14세 선출 소식이 담겼다. /로이터연합뉴스

2000년 가톨릭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이 탄생했다. 미국은 세계 최강국으로 이미 정치, 경제, 문화 등 전반에 걸쳐 세계 각국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그간 바티칸에선 미국인을 교황으로 선출하는 것이 금기시돼 왔는데,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되면서 오랜 금기가 깨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각)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Pope Leo XIV)는 미국 태생의 미국인이다. 그는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으며, 1977년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 입회했다. 필라델피아 빌라노바대에서 과학 학사를, 시카고 가톨릭신학연합에서 신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에 미국에선 축하 물결이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그가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정말로 영광”이라며 “나는 교황 레오 14세를 만나길 고대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레오 14세는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보단, 페루에서 성직자로서 쌓은 정체성을 더 강조하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 선교사로 파견돼 오랜 기간 페루에 머물며 활동했다. 훗날엔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임을 받아 페루 치클라요 교구의 행정관으로 파견됐다. 이듬해엔 페루 국적도 취득했다. 이후 2023년 라틴아메리카 교황청 위원회 의장으로 바티칸에 복귀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교황 취임 직후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라는 이탈리어로 연설을 시작해, 스페인어와 라틴어를 구사했다. 특히 그는 스페인어로 인사하며 페루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모든 분께, 특히 신실한 교인들이 주교와 함께 신앙을 나누고 예수 그리스도의 충실한 교회가 되기 위해 많은 것을 바쳐온 사랑하는 나의 페루 치클라요 교구 여러분께 인사드린다”고 했다. 연설에서 영어는 쓰이지 않았다.

레오 14세 신임 교황. /AP연합뉴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바티칸 소식통을 인용해 레오 14세는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이라고 표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 선출이 발표되자 페루 수도 리마의 대성당에는 그를 축하하는 종이 울렸다. 성당 밖에 모인 시민들은 교황의 페루 방문을 염원했다. 시민들은 “교황이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페루에 있는 우리를 교황이 꼭 방문해주길 바란다” 등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가 미국 태생이라는 점은 여전히 미국 종교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외신은 전망했다. 레오 14세 교황 선출은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미국 가톨릭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2년간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지금의 레오 14세 교황)을 통해 미국 내 전통주의 노선을 견제하는 데 집중해 왔다. 이제 그 계승자가 가톨릭의 수장 자리에 오른 셈이다.

미국 맨해튼대 종교학과의 나탈리아 임페라토리 교수는 “이번 선출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깊은 헌신의 신호”라며 “로마에서 새로운 형태의 미국 가톨릭을 보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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