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세계청년대회 서울 개최
과거 3차례 방한해... 한국과 인연
과거 3차례 방한해... 한국과 인연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새 교황 레오 14세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과거 한국을 세 차례 방문한 적이 있으며 남북 문제 등 국내 정치 상황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7년 세계청년대회를 맞아 방한도 예정돼 있다. 국내 천주교계는 새 교황의 방북 추진도 기대하고 있다.
과거 3차례 방한... 2027년 세계청년대회 서울
9일 국내 천주교계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2년 후인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할 전망이다. 1984년 시작해 2~4년 주기로 개최되는 세계청년대회는 가톨릭 최대 국제 행사로 교황의 방문이 정례화돼 있다. 세계청년대회 기간 중 교황은 개막 미사 등을 집전하며 약 일주일 간 해당국에 머무른다. 프란치스코 전 교황은 2023년 8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서 차기 2027년 개최지를 서울로 확정했다.
레오 14세가 방한하면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이후 역대 네 번째 교황의 한국 방문이 된다. 직전은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방한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선출 이후 첫 아시아 방문지로 한국을 찾아 4박 5일간 머물렀다. 한국 천주교계는 교황의 방한은 세계 가톨릭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자, 국제사회에서 한국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8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중앙 '강복의 발코니'에서 인사하고 있다. 바티칸=AP 뉴시스
레오 14세는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 세 차례 방한한 적이 있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인 그는 수도회 총장을 역임할 당시인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세 차례 방한해 수도회 한국 공동체 자립을 지원했다. 이번 교황 선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투표)에 참여한 유흥식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과도 교황청 내부에서 친교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천주교계 인사는 "2년 가까이 교황청에서 마주한 유흥식 추기경이 교황과 한국과의 관계에서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방한을 앞두고 교황이 여러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게 되는데 즉위 초반인 만큼 남북 문제와 한반도 평화 증진 관련 여러 제안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첫 미국인 출신 교황' 방북 가능성도 높아
첫 미국인 출신 교황이 선출되자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바티칸=AF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키즈'로 분류되는 새 교황이 프란치스코 전 교황이 계획했던 방북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프란치스코 전 교황은 페루에서 20년 넘게 활동한 새 교황을 2014년 당시 페루 북서부 빈민가 등을 관할하는 치클라요 교구의 주교로 임명했다. 2023년에는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발탁했다. 프란치스코 전 교황이 추진했던 방북 등의 과제를 그가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첫 미국인 출신인 그의 배경도 방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이 자국 출신 교황을 통해 북한과의 외교 관계 개선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교황의 방북은 북한 입장에서도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 우호적인 외교적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은 "내전이 잦은 남미에서 오래 사목했던 분이라 한반도의 복잡한 정치 상황에 대한 이해가 클 수밖에 없다"며 "남북한 분단과 한반도 평화 문제는 모든 교황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재위기간 방북을 포함한 전향적이고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