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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사진=강은구 한국경제신문 기자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92개 대기업집단이 공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5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대기업집단,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11조6000억원)인 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해 발표하는데 이 순위가 곧 ‘재계 순위’로 통한다.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소속 회사들이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의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 등 다양한 규제를 받게 된다.

그러나 기업집단의 규모와 경제적 영향력, 투자 및 기업가치 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인식되며 대통령과 총수들의 간담회나 국가적인 행사에서도 이 순위에 따라 의전 서열이 정해지는 만큼 총수 및 기업 관계자들은 순위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대내외 환경 변화로 산업 지형이 바뀌면서 주요 그룹의 자산총액이 변동되며 순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상위 10대 그룹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HD현대, 농협, GS 순이다. 삼성은 자산 589조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SK(362조원), 현대자동차(306조원), LG(186조원)가 뒤를 이으며 4대 그룹을 형성했다.

10대 그룹 순위 변화. 그래픽=정다운 기자


롯데, 2년 만에 ‘5대 그룹’ 복귀


2년 전 6위로 밀려났던 롯데가 포스코를 다시 제치면서 5위를 탈환했다. 롯데는 자산총액이 129조8290억원에서 지난해 143조3160억원으로 약 14조원 증가했다. 롯데는 지난해 유동성 위기설 이후 토지자산 재평가로 자산이 증가하면서 철강업 업황 악화 영향을 받은 포스코를 제치고 5위를 되찾았다.

포스코는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자산 재평가와 2차전지 소재 사업 성장에 힘입어 2023년 롯데를 제치고 재계 5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HD현대에 밀려 9위로 내려갔던 GS는 올해 농협에 밀려 한 계단 하락해 10위가 됐다. GS는 유가 하락으로 관련 계열사 자산이 감소했고 농협은 예대마진 확대에 따라 자산이 증가한 영향이다. 10대 그룹 중 자산총액이 감소한 곳은 GS가 유일하다. GS의 지난해 자산총액은 79조3170억원으로 1년 전(80조8240억원)보다 1조원 넘게 뒷걸음질쳤다.

10대 그룹 중 계열사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7위 한화다. 한화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회사를 신규 설립 및 지분 인수하며 계열사가 108개→119개로 11개 늘었다. 반대로 계열사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SK다.

SK는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작업을 추진하며 1년 만에 계열사 수를 219개에서 198개로 21개 축소했다. 92개 대기업집단 중 계열사 수 100개를 넘는 곳은 SK(198개)·한화(119개)·카카오(115개) 3곳뿐이다. SK는 2023년 대기업집단 중 처음으로 계열사 수가 200개를 돌파했으나 방만한 투자로 인한 사업 비효율과 재무 부담이 가중된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 계열사 등을 대상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AI)·배터리·반도체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하고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 3사도 합병했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


K방산 호황에 한화 자산 13조↑…LIG도 대기업 반열


자산 규모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12위 한진이다. 한진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업결합을 완료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등 14조원 규모의 8개사가 계열사로 편입된 영향으로 1년 만에 자산이 39조920억원에서 58조1710억원으로 19조원 넘게 증가해 순위도 12위에서 11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자산총액이 14조원 증발한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2월 38년 만에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한진 다음으로 자산 규모가 많이 늘어난 곳은 한화다. 방위산업 성장으로 주력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산이 급증하며 그룹 전체 자산총액도 112조4630억원에서 125조7410억원으로 13조원 이상 늘었다.

순위 급상승·급하락 톱5. 그래픽=정다운 기자


92개 기업 중 가장 순위가 많이 오른 곳은 한국앤컴퍼니그룹(27위), 소노인터내셔널(64위)로 각각 22계단 올랐다.

지난해 상출집단 지정 기준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연동형’으로 개편되면서 상출집단에서 제외됐던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한온시스템 등 3개사(9조1000억원 규모)를 인수하면서 자산이 11조1000억원 늘어 22계단 뛰어오른 27위가 됐다. 상출집단으로도 다시 지정됐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올해 회계기준을 일반기업회계기준(K-GAPP)에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변경하며 자산총액이 2024년(5조1760억원)보다 42.5% 불어난 7조3780억원을 기록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두나무는 지난해 공시집단이었는데 올해는 36위로 17계단 상승해 상출집단에 올라섰다. 2022년 이후 3년 만에 상위 대기업에 복귀한 것이다. LIG(69위), 대광(74위), 사조(88위), 빗썸(90위), 유코카캐리어스(91위) 등 5곳은 자산기준 5조원을 넘겨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새롭게 포함됐다.

LIG는 K방산 훈풍에 힘입어 자산총액이 7조1090억원까지 늘어 69위로 신규 진입했다. 92개 대기업집단 중 방산 기업을 보유한 한화(7위)·한국항공우주산업(KAI·62위)·LIG(69위) 등 3곳이 포함돼 K방산의 위상 변화를 실감하게 했다.

사조는 지난해 식자재 유통사 푸디스트, 전분당 제조사 사조씨피케이, 원플러스마트 계열 등 7개사(1조4000억원 규모)를 인수하며 자산총액이 5조2570억원으로 늘어 88위에 이름을 올렸다. 빗썸은 지난해 코인 열풍에 힘입어 대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순위가 가장 많이 하락한 집단은 영원(6조890억원→5조240억원, 73→92위), 현대해상화재보험(6조7100억원→5조5580억원, 68→81위), 아이에스지주(6조3250억원→5조4100억원, 71→84위) 순이었다. 영원은 지난해 대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됐으나 (주)화신 등 32개사 친족 독립경영 인정에 따라 자산규모가 감소하며 순위가 19계단 하락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금융감독원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로 자본(공정자산)이 감소하며 13계단 내려갔다. 아이에스지주는 종속회사 티씨이(TCE)의 영업권손실 및 차입금상환에 따른 현금성자산 감소로 순위가 고꾸라졌다.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 사진=한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각사


김동관·정기선·정용진, 총수 등극은 ‘아직’


올해 발표에서 신규 편입된 기업집단을 제외하고 동일인(총수) 변화는 없었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의 범위와 대기업 규제 적용 대상을 결정하는 기준점이다.

최근 한화그룹에서 김승연 회장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 세 아들에게 그룹 지주사 격인 (주)한화 지분을 증여하면서 경영승계를 사실상 마무리했고, 신세계그룹에서는 올해 들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주)신세계 지분 10%를 매입했고, 동생인 정유경 (주)신세계 회장이 모친의 (주)신세계 보유 지분 전량(10.21%)을 증여받으면서 승계를 마무리했다.

재계에서는 한화, 신세계의 지분정리가 사실상 끝난 만큼 올해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동일인이 김승연 회장→김동관 부회장, 이명희 총괄회장→정용진 회장으로 변경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HD현대도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오랫동안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며 전문경영인인 권오갑 HD현대 회장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정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을 지휘하고 있는 만큼 올해 동일인이 변경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동일인 변동은 없었다.

공정위는 “한화(김승연 회장), 신세계(이명희 총괄회장)는 동일인의 그룹 지배력이 이전되는 과정에 있지만 아직까지 기존 동일인의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해 변경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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