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한겨레 h730’을 쳐보세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6·3 대통령 선거는 애초부터 국민의힘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선거였다. ‘김문수-한덕수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도 ‘이재명 독주 구도’를 근본적으로 흔들기엔 파괴력이 부족하다는 사실 역시 국민의힘 의원들 대부분 인정한다. 그런데도 왜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문수 후보를 주저앉히고 무소속 한덕수 후보에게 당의 후보 자리를 내주려는 것일까.

국민의힘 의원과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가장 유력한 답은 ‘차기 당권’이다. 당 지도부는 ‘이기는 대선’을 위해 단일화를 추진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김문수·한덕수 후보의 지지율은 큰 차이가 없다.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지난 4~5일 전국 18살 이상 성인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김 후보와 한 후보 간 단일화 시도가 있다면 누가 단일화 후보로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를 물은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한 후보는 27.6%, 김 후보는 25.9%로 격차는 오차범위 안이다. 김 후보가 8일 관훈토론회에서 “한덕수로 승산이 있다면 제가 살신성인으로 뭐라도 하지 않겠나. 근데 과연 그런가?”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문제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 주류가 김 후보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고위 관료, 법조 엘리트 출신이 대부분인 국민의힘 주류에게 ‘운동권 출신의 아스팔트 전향 우파’인 김 후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존재다. 대선 이후 고분고분하게 물러나지 않고 ‘대통령 후보’ 지위를 이용해 ‘당직 알박기’라도 시도할 경우 난감해진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의 8일 국회 기자간담회 발언에서도 이런 인식이 드러난다.

권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김 후보에게 단일화를 촉구하며 “어려운 선거인데 이기지 못하는 선거에서 후보만 되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나? (대선에 지고) 그다음에 당의 권력을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잡은들 뭐 하겠느냐”며 김 후보를 공개 저격했다. 김 후보가 한 후보와의 단일화 약속을 깬 것은 대선 뒤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린 포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친윤석열계 지도부 역시 대선 승리보다는 ‘차기 당권’에 시선이 가 있다는 게 당 안팎의 공통된 시선이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 점을 짚었다. 그는 “친윤 기득권(세력)은 나라가 거덜 나든 이재명이 당선되든 상관없이 본인들의 기득권만 지키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말 안 듣는 홍준표 대신 어리버리한 김문수를 세워 당 밖에 말 잘 듣는 한덕수로 정리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는 앞서 당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진단과도 일치한다. 홍 전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용산과 당 지도부도 김문수는 만만하니 김문수를 밀어 한덕수의 장애가 되는 홍준표는 떨어뜨리자는 공작을 꾸몄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당 지도부를 향한 의원들의 시선도 마냥 곱지는 않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한 3선 의원이 “단일화 논의를 후보에게 맡겨야지 왜 자꾸 개입하냐”며 당 지도부의 지나친 개입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1970년대 ‘각목 전당대회’를 언급한 뒤 “각목만 안 들었지, (당권) 찬탈전은 그때랑 같은 거 아니냐. 이성도 없고, 합리도 없고, 국민도 없다”고 꼬집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154 버티는 김문수... 그 뒤엔 전향한 운동권, 목사, 전직 의원 랭크뉴스 2025.05.09
50153 달아오른 세종 아파트, 누가 샀나 봤더니…외지인이 대거 사들였다[집슐랭] 랭크뉴스 2025.05.09
50152 ‘화재’ 임대아파트 복도 끝에 놓인 전동휠체어…“집에선 충전 못 해요” 랭크뉴스 2025.05.09
50151 아 맞다, 우산!···전국 비 소식, 남부 지역엔 돌풍·번개도[날씨] 랭크뉴스 2025.05.09
50150 유력 후보 10위도 못 든 레오 14세…단 4번만에 깜짝 선출, 왜 랭크뉴스 2025.05.09
50149 홍준표, 권영세·권성동 저격… "윤석열 데리고 올 때부터 망조" 랭크뉴스 2025.05.09
50148 예상 밖 ‘첫 미국인 교황’ 탄생…미 정치권·교계 환호 랭크뉴스 2025.05.09
50147 [주정완의 시선] GTX-B·C노선 착공식, ‘선거용 쇼’였나 랭크뉴스 2025.05.09
50146 "위약금 면제되면 3년 동안 7조 원 손실"...SKT 읍소 작전 통할까 랭크뉴스 2025.05.09
50145 왜 무리하나‥"윤석열 세력의 당권 장악 시도" 랭크뉴스 2025.05.09
50144 SKT, "위약금 면제?" 질문에 '앓는 소리'만 랭크뉴스 2025.05.09
50143 롯데 올라섰고 포스코·GS 밀려났다…달라진 재계 판도 랭크뉴스 2025.05.09
50142 네이버 1분기 영업익 5053억원… 커머스 광고 매출 역대 최대 랭크뉴스 2025.05.09
50141 트럼프, ‘금리 동결’ 연준 의장 또 저격…“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랭크뉴스 2025.05.09
50140 [단독]DJ 동교동 사저, 재매입 없이 국가등록문화유산 등재 절차 밟는다 랭크뉴스 2025.05.09
50139 미·영 무역합의에 트럼프 “당장 주식사라”…위험자산 선호심리 ‘꿈틀’[데일리국제금융시장] 랭크뉴스 2025.05.09
50138 “혹시 단일화 안하려고?” 민감여론 의식… 지역일정 취소한 金 랭크뉴스 2025.05.09
50137 페루 빈민가서 사목…프레보스트는 누구? 랭크뉴스 2025.05.09
50136 오늘 국힘 ‘단일화 선호도’ 조사 마감···김문수·한덕수 3차 담판 가능성은? 랭크뉴스 2025.05.09
50135 ‘후보 교체’ 분수령… 9일 국민의힘 선호도 조사 공개 랭크뉴스 202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