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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년 초과 보유 집합건물 매도인 2697명
강남 3구 비중 28.9%로 증가
강남 내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 있어
주택 노후화·장기보유 세제 혜택 수요 복합적 작용

지난 6일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뉴스1

지방에 거주 중인 이모(73세·남)씨는 지난 4월 30년 가까이 보유했던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을 매도했다. 매도가격은 31억원을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파트가 17년차에 접어들어 구축으로 접어드는 데다 노후 자금을 위한 현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매도를 결정했다. 이씨는 “전세보증금과 세금을 제외하면 10억원 남짓한 돈이 남는데 비상금으로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면서 “이제 더 부동산에 투자를 하기보다는 노후를 편안하게 하는 데 투자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20년 넘게 주택을 보유한 집주인들이 대거 매도에 나섰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장기 보유 집합건물 매도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에서도 상급지로 분류되는 지역으로 주택을 갈아타려는 수요와 일시적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따른 집값 상승으로 부동산을 현금화하려는 수요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에서 20년 초과 보유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빌라·상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매도인은 269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75.5% 증가한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2020년 1~4월(2747건) 이후 최대치이다.

서울 자치구 중에서도 강남 3구에서 장기 보유 집합건물에 대한 매매 거래가 활발했다. 올해 들어 강남 3구에서 20년 초과 보유 집합건물을 매도한 이는 78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349명)보다 123.5% 늘었다.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기 보유 집합건물 매도인은 ▲2020년(1~4월 기준) 522명 ▲2021년 451명 ▲2022년 229명 ▲2023년 144명이다.

전체 자치구에서 강남 3구에서 매도가 이뤄진 비중도 올해 28.9%로 크게 뛰었다. 강남 3구의 비중은 2020년 19.0%를 기록한 뒤 2021년 18.6%, 2022년 20.0%, 2023년 19.2%, 2024년 22.7%로 계속 20% 안팎의 비중을 유지해 왔다.

그래픽=정서희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장기 보유 집합건물에 대한 매도가 늘어난 것은 서울 내에서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와 장기 보유한 부동산을 현금화하려는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3월 일시적으로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집값이 급등한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내에서도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있다”며 “이것과 함께 주거 다운사이징, 장기보유공제 등을 통한 절세 목적의 갈아타기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다양한 변수가 있어 장기 보유자의 수요도 다양한 상황”이라며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가 늘어난 이유를 하나로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강남 3구의 경우 집값 상승폭이 타지역 대비 높다 보니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자들의 움직임이 있다”며 “최근 강남 부동산은 실수요보다도 투자 목적과 상징적인 의미까지 부여되는 주택이 되다 보니 실수요 목적이었던 보유자들은 오히려 다른 주택으로 갈아타면서 차익을 다른 쪽으로 활용하려는 의지를 가진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집합건물은 아파트를 포함해 단독, 연립, 다세대 등도 포함한 것이어서 아파트로만 한정해서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강남의 경우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과거보다 분양가가 상승하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등의 이슈가 있는 상황이어서 5년 이하의 신축으로 옮기려는 선호가 높은 편”이라며 장기 보유 매도가 증가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중장년층이 집합건물 장기 보유에 따른 절세 효과와 함께 주거 다운사이징을 통한 차익을 노리고 매도한 사례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 랩장은 “20년을 초과해 (집합건물을) 보유했다는 것은 보유자의 연령대가 50대, 혹은 그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을 통해 양도소득세 절세 효과를 보면서 자녀에게 일부 사전 증여하고 본인의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거 다운사이징을 하는 사례도 일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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