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미국 출신 첫 교황' 탄생에 바티칸 기자실도 놀라움의 탄성
광장 가득 메운 수만명 인파 눈물·기쁨의 환호…박수치고 국기 흔들고
갈매기 가족 날아간 순간, 흰 연기…콘클라베 이틀만에 새 교황 선출


군중 앞에 선 새 교황 레오 14세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8일(현지시간) 새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에 있는 '강복의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5.05.08 [email protected]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파파! 파파!" "레오네! 레오네!"

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발코니의 붉은 커튼 사이로 새 교황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였다. 눈시울이 붉어진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발코니 아래의 광장을 가득 메운 수만명의 인파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

교황은 이탈리아에서는 '아버지'를 뜻하는 'papa', 영어로는 'pope'로 불린다. 전 세계 14억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말 그대로 새로운 정신적 아버지를 맞이한 순간이었다.

새 교황 등장 지켜보는 인파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가 새 교황 레오 14세가 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25.05.08 [email protected]


수만개의 휴대전화 카메카가 레오 14세를 향했다. 눈물과 기쁨이 뒤섞인 표정들이 광장을 메웠다. 손을 흔들며 군중의 환호에 응답한 교황은 선출 후 첫 '우르비 에트 오르비'(로마와 전 세계에) 강복에서 온 세상의 평화를 빌었다.

제자리에서 뛰고 박수치고, 자국 출신의 교황 선출 염원을 담으려는 듯 가져온 각국 국기를 흔들기도 했다.

또한 "모두에게 열린 교회, 모두를 받아들이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조심스럽고 떨렸지만 그 속에는 포용적인 교회를 지향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담겼다.

새 교황으로 미국 태생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선출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첫 미국 출신 교황 탄생 소식에 바티칸 기자실에서는 놀라움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미국 텍사스에서 온 매뉴얼-조세핀 곤살레스 부부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새 교황 탄생을 지켜본 미국 텍사스 출신의 매뉴얼-조세핀 곤살레스 부부가 연합뉴스와 인터뷰 뒤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2025.05.08 [email protected]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만난 미국 텍사스 출신의 매뉴얼-조세핀 곤살레스 부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세핀은 "주님은 우리를 항상 놀라게 한다"며 "미국인 교황을 정한 것은 그분의 뜻이며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분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길 바란다"며 "미국만이 아니라 온 인류에게 자비를 베풀고, 전 세계에 평화의 길을 제시하는 교황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부부는 "오늘 밤 텍사스로 돌아가기 전에 인생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순간을 목격했다"며 "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한 사실만으로도 주님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교황 선출 흰 연기에 환호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8일(현지시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새 교황 탄생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오르자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가 환호하고 있다. 2025.05.08 [email protected]


새 교황의 탄생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다. 시곗바늘이 오후 6시를 조금 넘기던 때,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이들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던 시스티나 굴뚝 위로 흰 갈매기 두 마리가 날아들었다.

곧이어 새끼로 보이는 작은 갈매기 한 마리가 지붕을 뒤뚱뒤뚱 위태롭게 오르며 어미로 보이는 큰 갈매기에게 다가갔다.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는 숨죽여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갈매기 가족이 홀연히 날아가는 순간, 굴뚝에서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힘차게 피어오른 연기는 하얀빛을 띠고 있었다.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새 교황의 탄생 소식을 전파하는 '봉화'였다.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이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투표) 이틀째인 이날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로 새 교황을 뽑는 데 성공한 것이다.

바티칸 현지시간으로 8일 오후 6시8분, 한국시간으로는 9일 새벽 1시8분이었다. 2분 뒤 군중들의 환호에 리듬을 맞추듯 종소리가 장엄하게 울려 퍼졌다. 광장 인근 대로에 있던 수만 명의 인파는 일제히 성 베드로 광장으로 뛰어들었다.

교황 선출에 기뻐하는 사람들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8일(현지시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자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새 교황 탄생에 감격하고 있다. 2025.05.08 [email protected]


광장은 순식간에 터질 듯한 찬탄과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어떤 이는 두 손을 모아 기도했고, 어떤 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하늘을 올려봤다. 대부분이 휴대전화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쉴 새 없이 찍거나 동영상에 담았다.

세계 주요 언론은 일제히 속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각국의 언어로 새 교황 탄생을 외치는 방송기자들의 흥분되고 열띤 목소리가 광장을 뒤덮었다. 이날 바티칸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 그 자체였다.

새 교황이 등장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강복의 발코니를 향한 인파의 발걸음은 점점 더 촘촘해졌다.

그로부터 1시갼여 뒤 새 교황이 온 인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상 첫 남아메리카 출신 교황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아르헨티나)에 이어 이번에는 첫 북아메리카 출신 교황이 탄생했다.

다음 차례는 아시아·아프리카 대륙이 될 지도 모른다. 교황 선출 소식에 광장을 뒤덮었던 수많은 국기 중에서는 태극기도 눈에 뜨였다.

각국 국기 휘날린 바티칸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8일(현지시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새 교황 탄생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오르자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가 각국 국기를 휘날리며 환호하고 있다. 2025.05.08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228 전국법관대표회의 개최 결정... '李 파기환송' 논란 논의 랭크뉴스 2025.05.09
50227 ‘탄핵 플리’가 ‘유세 플리’로?···이재명 대선 로고송에 ‘아파트’ ‘질풍가도’ 포함 랭크뉴스 2025.05.09
50226 [속보] 김문수 "단일화 응할 수 없어…내가 나서서 승리할 것" 랭크뉴스 2025.05.09
50225 [속보] 김문수 “단일화 나를 끌어내리려는 것…응할 수 없어” 랭크뉴스 2025.05.09
50224 [속보]김문수 “강제 단일화는 반민주적 행위…즉각 중단해야” 지도부 면전서 비판 랭크뉴스 2025.05.09
50223 [속보] 김문수, 국민의힘 의총 참석해 “당 지도부, 저 끌어내리려 해… 반민주적 행위 즉각 중단하라” 랭크뉴스 2025.05.09
50222 새 교황, 개혁 아이콘 ‘레오’ 즉위명 선택…‘화해의 길’ 보며 눈물 랭크뉴스 2025.05.09
50221 [속보] 김문수 “당 지도부, 한덕수 후보 만들려 불법·부당 수단 동원” 랭크뉴스 2025.05.09
50220 "부자로 죽지 않겠다" 빌 게이츠, 재산 99% 사회 환원 랭크뉴스 2025.05.09
50219 “13만원에 목욕하는 女 보면서 술 한 잔”… 日 시부야 무허가 주점 운영자 체포 랭크뉴스 2025.05.09
50218 [속보]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SKT 위약금 면제, 민관합동조사단 결과 보고 판단” 랭크뉴스 2025.05.09
50217 “조희대 사퇴 안 하면 탄핵 검토”···압박 이어가는 민주당 랭크뉴스 2025.05.09
50216 공수처, '이재명 파기환송' 조희대 대법원장 고발사건 배당 랭크뉴스 2025.05.09
50215 박찬대 "제2의 조희대·지귀연 막아낼 사법대개혁 추진할 것" 랭크뉴스 2025.05.09
50214 순찰 도중 발견한 ‘역주행’ 차량…“신속 대처로 사고 막아” 랭크뉴스 2025.05.09
50213 [단독]콜마비앤에이치, 남매간 '경영권 분쟁'…지주사 "경영 정상화 목표" 랭크뉴스 2025.05.09
50212 반려견 찾으러 산으로 간 80대, 실종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5.05.09
50211 Z세대 구직자 90% “자소서, AI가 도와줬어요” 랭크뉴스 2025.05.09
50210 [속보]전국법관대표회의 열린다···‘이재명 파기환송·사법 독립’ 등 논의 랭크뉴스 2025.05.09
50209 "이재명 파기환송심 논의"…전국법관대표회의 소집 결정 랭크뉴스 202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