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이탈리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위 굴뚝에서 새로운 교황의 탄생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 연합뉴스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8일(현지시각) 저녁 6시(현지시각 새벽 1시)께 제 267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새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다. 교황청 주교부 장관을 맡고 있으며 미국 출신의 첫 교황이다. 선거인단 수석 추기경은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쳐 새 교황의 탄생을 선언했다.

콘클라베 둘째날인 이날 오후 이탈리아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에 설치된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지난 7일부터 투표를 시작한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 가운데 3분의 2 이상인 89명 이상이 한 후보에 마음을 모았다는 뜻이다. 새 교황은 4차 투표 만에 뽑혔다. 지난달 21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뒤 17일 만이다. 2005년 베네딕토 16세,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콘클라베도 모두 둘째 날 투표가 끝났다.

흰 연기가 피어오를 때 시스티나 경당 지붕 위 굴뚝 옆에 자리를 잡은 흰색 갈매기 두 마리가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뒤뚱거리는 새끼 갈매기도 함께였다. 성 베드로 광장은 새로운 교황의 탄생을 알리는 장엄한 종소리와 군중들의 환호 소리로 가득 찼다. 성호를 긋는 성직자, 눈물을 흘리는 젊은이, 두 손을 꼭 모으고 굴뚝을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국기를 몸에 두르고 팔짝팔짝 뛰는 사람들도 보였다. 한결같이 환한 웃음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독일에서 로마로 휴가를 온 미셸 임호프(26살)는 새 교황을 알리는 종소리를 촬영하며 울고 있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스위스 경비병들이 성 베드로 광장으로 행진하고 있고, 군중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티베르 강까지 뻗어 있었다.

바티칸/장예지 특파원

한겨레

장예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