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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오전 11시 50분경 콘클라베가 열린 바티칸 시스티나 굴뚝에선 교황 선출 불발을 알리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AFP=연합뉴스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둘째 날인 8일(현지시간) 오전 투표에서 차기 교황이 선출되지 못했다.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콘클라베가 열린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선 교황 선출 불발을 알리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새 교황이 선출되면 이 굴뚝에 흰 연기를, 불발되면 검은 연기를 피워 투표 결과를 알리는데 이틀째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 것이다. 이날 오전 두 차례 투표를 했지만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앞서 콘클라베 첫 투표가 열린 7일 오후 9시쯤에도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 불발을 알리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추기경 선거인단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쯤(한국시간 오후 11시) 시스티나 성당에 다시 모여 두 차례 더 투표한다. 외신은 8일이나 9일 투표에서 새 교황이 결정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1900년대 이후 치러진 콘클라베에서 교황 선출에 걸린 기간은 평균 사흘이었으며, 닷새를 넘긴 적이 한 차례도 없다.

지난 7일(현지시간)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위해 모인 추기경들이 시스티나 성당에서 기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해 콘클라베에 참여한 추기경 133명에게 제공되는 음식이 눈길을 끈다. 철저한 비밀 유지를 위해 콘클라베에 참여한 추기경들은 먹는 음식도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고 뉴욕타임스(NYT), BBC 등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콘클라베 기간 추기경들이 머무는 숙소인 교황청의 카사 산타 마르타의 식당에선 통닭, 이탈리아식 만두인 라비올리, 파이, 리가토니(굵고 짧은 튜브 모양의 파스타) 등이 제공되지 않는다. 음식 안에 '비밀 쪽지' 등을 숨기기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투표 상황을 몰래 적어 외부로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추기경들이 식사 후 사용한 냅킨과 쓰레기도 검사한다고 한다.

지난 7일(현지시간)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 불발을 알리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EPA=연합뉴스

반면 상대적으로 이런 위험이 덜한 스파게티, 삶은 채소, 수프, 양고기 꼬치 등이 식단으로 구성된다. 이탈리아 출신의 마우로 피아첸차 추기경은 이런 음식들에 대해 "기차역에서나 먹을법한 메뉴"라며 불평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콘클라베 시작 전 비밀 유지 서약을 한 추기경들은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 신문 열람 등 외부와의 소통이 전면 금지된다. 또 교황 선출과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해 영구적으로 비밀을 지켜야 한다. 이를 어기면 자동 파문된다고 한다. 철통 보안을 위해 먹는 음식까지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이다.

모든 음식은 추기경들이 머무는 숙소에서 생활하는 수녀들이 준비한다. 이들 수녀는 콘클라베 시작 전 추기경들과 마찬가지로 비밀 유지 서약을 했다.

콘클라베 기간 식단에 대한 규칙은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 교황이 정했다.

NYT에 따르면 음식은 콘클라베 기간을 단축하는 데 이용되기도 했다. 1200~1300년대에 교황 선출이 며칠 지연될 경우 추기경들에게 주는 식사 배급량을 줄여 빠른 교황 선출을 촉구했다는 것이다.

그레고리오 10세 교황이 만든 규칙에 따르면 새 교황이 선출되지 않고 사흘이 지나면 추기경들은 하루 한 끼 식사만 배급받았다. 그러다 8일이 지나도 선출이 안 되면 추기경들에겐 빵과 물만 제공됐다. 추기경들의 배를 고프게 해 빠른 결정을 독려하는 전략인 셈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길 기다리며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 AFP=연합뉴스

한편 외신에 따르면 도박사들은 교황청 서열 2위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탈리아), 개혁파로 분류되는 루이스 안토니아 타글레 추기경(필리핀) 순서로 많이 베팅하고 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어느 쪽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할 경우 표심이 다른 후보로 옮겨가면서 지리·언어적 배경과 교리에 대한 공감대에 따라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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