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8일(현지시각) 오전 새로운 교황을 뽑기 위해 추기경단이 모여있는 이탈리아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 위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교황을 건출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EPA 연합뉴스

콘클라베 둘째 날인 8일(현지시각) 오전까지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도들은 ‘검은 연기’를 봐야 했다.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 중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새 교황을 선출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과 그 뒤 로마 산탄젤로 성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화해의 길’엔 1만명 넘는 사람들이 봄 햇살을 맞으며 시스티나 경당(예배당) 굴뚝을 지켜봤다.

첫 콘클라베 투표가 열린 7일에 이어 이날 오전 추기경들은 두 차례 투표를 더 했지만, 새 교황을 뽑지 못해 낮 11시50분(한국시간 저녁 6시50분)께 검은 연기가 올라왔다. 이제 선거인단은 휴식을 가진 뒤 오후에 두 번 더 투표를 하는데, 만약 첫 번째에 교황이 나오면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9일 0시30분)께, 두 번째 투표에서 확정되면 오후 7시(한국시간 9일 새벽 2시)에 흰 연기를 볼 수 있다.

바티칸에선 오후 투표에서 결과가 나올 거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추기경단 단장인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은 콘클라베 투표에 참여하진 않지만 “(8일) 저녁 흰 연기가 올라와 있기를 희망한다”며 “오늘날 교회와 세계가 필요로 하는 교황이 선출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5년 베네딕토 16세,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콘클라베도 모두 둘째 날 투표가 끝났다.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히는 이번 콘클라베를 향한 가톨릭 신자들과 여행객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되고 12년 만에 새로 열린 콘클라베를 보기 위해 첫날 7일엔 4만5천명이 성 베드로 대성당 앞을 채웠다. 브라질과 폴란드, 아르헨티나 등 출신국 국기를 몸에 감싸고 굴뚝을 지켜보거나, 가족과 연인, 친구와 박수를 치며 긴 시간 굴뚝을 타고 나올 연기를 기다렸다.

8일(현지시각) 사람들이 콘클라베가 열리는 이탈리아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 위에서 교황 선출을 알리는 연기가 피어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7일 추기경단이 시스티나 경당으로 들어간 오후 4시부터 성 베드로 광장을 지킨 폴란드인 말고르자타(46)는 5시간을 기다려 검은 연기를 확인했지만, 지친 기색은 없었다. 가족여행으로 바티칸을 찾은 그는 “오늘이 로마에서의 마지막 밤”이라며 “전세계와 가톨릭교회 모두에 역사적 의미가 있는 이날 여기 에 와 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기분이 든다 ”고 말했다.

콘클라베는 시스티나 경당에서 추기경단이 비밀엄수를 서약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33명 추기경은 차례대로 한명씩 복음서에 손을 얹고 “하느님께서 저를 도우시고 내가 손을 얹고 있는 이 거룩한 하느님의 복음서가 저를 도우소서”라며 기도문을 읊었다. 한국인으로선 유일하게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도 서약을 했다. 모든 선거인단이 서약을 마친 뒤 교황청 전례원장 디에고 라벨리 대주교는 “모두 밖으로 나가시오”라는 의미의 “엑스트라 옴네스”(Extra omnes)를 외쳤다. 선거권이 없는 주교와 사제들이 모두 나간 뒤 라벨리 대주교는 경당 문을 닫았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438 '서울 군대 용감해질까봐' 우크라 파병했다는 김정은 랭크뉴스 2025.05.11
46437 큰절한 김문수… “경선서 의견 다를 수 있어, 더 넓게 품지 못해 사과” 랭크뉴스 2025.05.11
46436 “최대 50% 싸게”…벼랑끝 백종원, ‘반값 할인’ 꺼냈다 랭크뉴스 2025.05.11
46435 한미 통상 협상 ‘분수령’… 美 USTR 대표 15일 방한 랭크뉴스 2025.05.11
46434 [단독] 건진법사 “보수 정권마다 기도”…“2017년 대선서 보수 쪽이 조언 구해” 랭크뉴스 2025.05.11
46433 [속보] 로이터 "미중, 제네바서 이틀째 무역협상 돌입" 랭크뉴스 2025.05.11
46432 검찰, ‘아들 학폭 무마 의혹’ 한동훈 고발 사건 각하 랭크뉴스 2025.05.11
46431 전광훈 “김문수 대선 후보 자격 회복은 전화위복” 랭크뉴스 2025.05.11
46430 “그 김문수인 줄, 현수막 얼른 떼!”…동명이인의 비애 랭크뉴스 2025.05.11
46429 “지난해 276만 명 최저임금 못 받아…주휴수당 반영 시 486만 명” 랭크뉴스 2025.05.11
46428 김문수 의총서 큰절 "더넓게 품지 못한 점 사과"…의원들 기립박수 랭크뉴스 2025.05.11
46427 푸틴 “15일 이스탄불서 만나자”···우크라에 ‘대화 제안’ 속내는? 랭크뉴스 2025.05.11
46426 다시 손잡은 김문수-권성동, "갈등 털자" 큰절에 '기립 박수'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5.05.11
46425 이재명 "尹, 메시지 전에 사과했어야‥국힘·김문수도 내란 석고대죄부터" 랭크뉴스 2025.05.11
46424 권성동 원내대표 사퇴 없을 듯… 金 “선거운동 전력 다 해 달라” 랭크뉴스 2025.05.11
46423 SKT “‘유심 재설정’ 하세요… 교체랑 똑같습니다” 랭크뉴스 2025.05.11
46422 “이미지 회복용?” 백종원 브랜드 논란 뒤 50% 할인 랭크뉴스 2025.05.11
46421 이재명 “김문수가 해야 할 첫번째 일은 석고대죄” 랭크뉴스 2025.05.11
46420 민주당 "尹, 한덕수의 난 실패에 직접 날뛰어‥즉각 재구속하라" 랭크뉴스 2025.05.11
46419 [단독] ‘진짜 대한민국’ 이재명의 슬로건, 이렇게 탄생했다 [인터뷰] 랭크뉴스 2025.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