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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단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한수빈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꼿꼿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노동운동가 시절을 연상케 하는 ‘신출귀몰’ 행보는 당과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든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김덕수’ ‘을지문덕’ 구호를 앞세워 한 후보와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김 후보는 지난 3일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신속한 단일화에 선을 그으며 ‘식언’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까지 단일화를 끝내려는 당 지도부 작업에 “옳지 않은 것에 절대 굴복 안 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김 후보는 8일 ‘14일 TV토론, 15~16일 여론조사’ 단일화 안을 제시하며 ‘타협 불가’ 방침을 공언했다. 지난해 12월 불법계엄 선포에 사과하라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요구에 유일하게 응하지 않은 국무위원으로 상징되는 ‘꼿꼿 문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상황이다. 김 후보 스스로 “상당히 고지식한 사람” “융통성이 부족하다”고 말할 정도다.

이는 김 후보가 과거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모진 고초를 견뎌낸 이력에서 기인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 후보 캠프의 김행 시민사회총괄단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그 무서운 박정희 시절에도 고문을 받아서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음에도 노회찬·심상정 등 (이름을) 단 한 명도 불지 않은 분”이라고 말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도 지난 6일 CBS 라디오에서 “완전히 통뼈”라며 “어디서 무슨 단식 한다고 하면 단식하고, 농성한다면 농성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보통 독종이 아니다”(박지원 민주당 의원), “한번 꽂히면 백스텝(뒷걸음질)을 모른다”(유시민 작가) 등 구 야권의 평가도 유사하다.

당과 갈등을 키우는 김 후보의 예측 불가능 행보는 과거 좌파 노동운동가 시절 ‘게릴라’ 활동을 연상케 한다는 시각도 있다. 당내에서 신속한 단일화 요구가 분출하던 지난 6일 당 지도부가 김 후보를 만나러 대구행 기차를 탄 상황에서, 김 후보가 돌연 일정 중단을 선언하며 귀경해 엇갈리는 일이 발생했다. 그날 밤 권 원내대표 등이 김 후보 자택 앞에서 그를 기다리며 통화를 시도했지만, 김 후보는 전화를 받지 않고 심야 입장문을 통해 이튿날 한 후보와 단독 회동 개최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 캠프의 주요 의원이 지난 6일 국민의힘 의원들 단체 텔레그램방에 김 후보의 소극적인 단일화 움직임을 지적하며 “김 후보를 비롯 김 후보 측근 및 캠프는 전형적인 좌파식 조직 탈취 및 재구성 조직화 전략 행보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 내용이 주목받기도 했다.

김 후보 행보의 배경에는 후보 등록 시한까지 버티면 최종 후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있다고 분석된다. 김 후보가 전날 단일화 회동에서 한 후보에게 “11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단일화되는 건가”라고 물은 데에서 속내가 읽힌다. 11일까지 단일화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한 후보 처지를 이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김 후보가 12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최종 후보로 나서게 되더라도 당의 전폭적 지지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극한 갈등을 벌인 당 지도부를 통한 결집을 이뤄내기는 어렵다. 당원의 80% 이상이 ‘후보 등록 전 단일화’를 요구한 상황에서 당심을 거슬렀다는 부담도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 후보 지위를 두고 당과 법적 다툼을 벌인 데 따른 내상 또한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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