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8일 단일화 논의를 위해 다시 만났다. 두 후보는 이번 대선의 승리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단일화 문제를 두고선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결국 두 사람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약 1시간 만에 회동을 마쳤다.

김 후보와 한 후보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 커피숍에서 2차 회동을 시작했다. 회담은 사전 합의에 따라 공개 진행됐다.

한 후보는 "여기서 하루 이틀 기다릴 수 없다"며 "우리가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당장 오늘내일 결판내자"며 "당에서 하라는 방법으로 하겠다. 후보님이 이기신 경선 방식이든 뭐든 다 좋다"고 했다. 또 "제발 일주일 뒤, 이런 말 하지 말고 당장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에 하자"라며 "왜 못하는 거냐"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이재명 독재, 민주당 독재를 막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하고, 단일화 안 하자고 한 번도 말 안 했다"면서도 "저는 경선 과정을 거쳤고, 저뿐만 아니라 다른 후보들이 다 돈 1억씩 내고, 한번 통과하면 또 1억 내고 또 1억 내고 많은 과정을 거쳐서 왔다"고 했다.

이어 "한 후보는 왜 뒤늦게 나타나서 국민의힘 경선을 다 거치고, 돈을 다 내고 모든 절차를 다 따른 사람한테 난데없이 나타나서 12일까지 경선을 완료하라는 말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궁금한 것은 당 결정에 따른다면 당연히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경선에 참여해야지, 왜 다 끝난 다음에 나타나서 약속을 22번 안 지켰냐고 청구서를 내미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청구서가 아니다"며 "국가와 당의 상황을 볼 때 단일화를 미루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또 "김 후보가 도저히 받을 수 없다고 하면 저로서 국민에 대한 결정은 제가 후보로서 등록하지 않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단일화가 제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며 "만약에 제가 마음 바꿔서 계속 무소속 후보로 남겠다는 상황에서도 절대 그렇게 안 하고 즉각 입당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 같은 경우는 거의 우리나라 정당 역사에 없다"며 "당원도 아니고 제1정당에 대해서 공식 하자 없이 선출된 후보에 대해서 약속했는데 안 하냐, 당이 정했는데 이렇게 요구하는 것은 전 세계 정당 역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날 두 후보의 회동 내용은 전체 공개로 생중계됐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 7일 저녁 회동에 이어 두 번째다.

중앙일보

김은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