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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주최한 '포켓몬타운 2025 위드 롯데' 행사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메타몽 프로모 카드'. 지정된 장소에 있는 QR코드(몬스터볼)를 찾아 스캔하면 스탬프 1개가 적립된다. 총 6개의 스탬프가 있고, 스탬프 1개만 얻어도 경품교환소에서 '메타몽 프로모 카드'를 수령할 수 있다. /인터넷 캡처

“메타몽, 메타몽… 쌈만오쩌넌에 파쎄요.”

지난 7일 오전 11시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롯데월드몰 앞. 중국어 억양이 남아 있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한 남성이 이렇게 말하며 다가왔다. 손에 들린 포켓몬 카드를 보더니 돈을 주고 사겠다는 것이다. 이 카드는 1시간 동안 줄을 선 뒤 무료로 받은 ‘메타몽 프로모 카드’였다. 이 남성은 계좌로 입금한 뒤 메타몽 카드를 챙겼고, 다른 판매자를 찾아 떠났다.

지난달 25일부터 서울 석촌호수 동호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포켓몬타운 2025 위드 롯데’ 행사에서 포켓몬 관련 상품(굿즈)을 매입한 뒤 되팔아 이익을 남기려는 리셀러(reseller)가 활개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만난 리셀러 중 상당수는 중국인인 것으로 보였다.

롯데는 롯데월드타워·몰 및 석촌호수 일대에서 5월 18일까지 '포켓몬타운 2025 위드 롯데'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롯데물산 제공

2024년 4~5월 석촌호수에 전시된 라프라스&피카츄 아트벌룬. /서울 송파구 제공

이 행사 명칭은 ‘변신! 메타몽: 라프라스&피카츄’이다. 현재 석촌호수 수면 위에는 높이 16m의 포켓몬 캐릭터 ‘피카츄’와 ‘라프라스’ 아트벌룬이 떠 있다. 작년에도 비슷한 아트벌룬이 석촌호수에 등장했는데, 자세히 보면 두 캐릭터 모습이 비슷한 듯 다르다. 올해 아트벌룬은 어떤 포켓몬이든 따라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메타몽’이 피카츄·라프라스처럼 둔갑했다는 콘셉트로 제작됐다. 송파구에 따르면 행사 시작 5일 만에 120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그룹과 포켓몬코리아는 올해 아트벌룬 모습을 담아 ‘메타몽 프로모 카드’를 제작해 행사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1매씩 나눠주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만 발행되는 한정판 카드다. 카드는 석촌호수 인근 행사장에 설치된 경품 교환소에서 롯데그룹의 쇼핑 채널을 통합한 쇼핑 앱 ‘롯데온(ON)’ 계정과 신분증을 대조한 후 나눠준다. 행사 관계자는 “신분증 확인을 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롯데온 계정을 수백개 만들어 와 메타몽 카드를 받아갈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중고 거래 사이트 '타오바오'에서 팔리고 있는 '메타몽 프로모 카드'. 한국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카드가 1장당 한화 약 9만원에 판매 중이다. /타오바오 캡처

본인 확인 과정이 필요한 것은 중국에서 이번 메타몽 카드 인기가 높기 때문. 현재 중국의 한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이 카드가 468위안(한화 약 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무료로 카드 1장을 받으면 9만원을 벌 수 있는데 그럴 수 없으니 다른 사람들이 받은 카드를 돈을 주고 사들인 뒤 차익을 얻으려는 것이다.

7일 오전 10시쯤 메타몽 카드를 나눠주는 경품 교환소 앞에는 방문객 200여 명이 100m쯤 줄을 서 있었다. 1시간 뒤 메타몽 카드를 받고 출구를 나서자 10m 앞에 중국인으로 보이는 리셀러가 있었다. 한 20대 남성은 메타몽 카드를 받자 곧장 이 리셀러에게 판 뒤 주먹을 쥐고 일행에게 “오오 팔았다”고 말하며 기뻐했다.

흥정도 이뤄졌다. 이날 낮 12시쯤 경품거래소 주변에는 중국인 리셀러가 3명 있었다. 한 방문객은 먼저 다가온 리셀러가 가격을 제시하자 “그보다는 더 비싸게 팔겠다”며 거절하고 다른 리셀러에게 접근해 먼저 원하는 가격을 부르기도 했다.

7일 낮 12시쯤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몰 1층 앞에 메타몽 카드를 구매하는 거래상이 앉아 있다. /이호준 기자

메타몽 카드는 시간이 지나며 물량이 풀려 가격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가족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20대 박모씨는 “6장을 한 번에 중국인 리셀러에게 넘겨 27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1장당 4만5000원인데, 7일에는 3만5000원 정도였으니 사흘 만에 가격이 1만원 떨어진 셈이다.

리셀러들은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메타몽 카드를 사모으고 있다. 당근마켓에는 메타몽 카드를 1장당 3만8000원에 100장 매입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메타몽 카드를 3만5000원에 팔겠다’는 글을 올리자, 단 1분 만에 두 명이 “사겠다”고 접촉해왔다. 이렇게 사서 중국 사이트에서 판매하면 5만원 넘게 벌 수 있다.

행사장에 설치된 팝업스토어에서는 ‘워터볼 피규어’ ‘라프라스&피카츄 봉제인형’ ‘라프라스&피카츄 기믹 마스코트’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만 살 수 있는 한정판으로, 메타몽 카드처럼 온라인에서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 정가 3만8000원인 봉제인형은 당근마켓에서 6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12만원인 워터볼 피규어는 18만원에 판매 중이다.

이 때문에 ‘오픈런’도 벌어진다. 품목별로 매일 200~300개씩 입고되고, 롯데 측은 한 사람이 두 개까지만 살 수 있도록 했다. 오전 10시 30분에 매장 문을 열면 낮 12시쯤 전부 품절된다. 한 직원은 “사람들이 새벽 3시부터 줄을 선다”고 말했다.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3만~4만원을 줄 테니 굿즈를 대리 구매해줄 사람을 구한다는 글도 올라와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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