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압박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연일 정면 충돌하고 있는 김문수 후보.
돌연 공개 일정을 중단하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김문수/국민의힘 대선후보(지난 6일)]
"경선 후보로서의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을 하겠습니다."
홀연히 나타나 당 지도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예측 불허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후보]
"이 반민주적이고 강압적인 폭거를 막아내겠습니다. 저 김문수, 정정당당한 대통령 후보입니다. 싸울 줄 아는 후보입니다.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이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김 후보가 노동운동가 출신인 점에 주목해 '게릴라 전술'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가 밤늦게 집 앞까지 찾아가도 전화조차 받지 않고, 매일 밤 격문에 가까운 입장문을 내거나 기습 일정을 공지하며 판을 흔들고 있다는 겁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6일)]
"지금 전화를 안 받으시네…"
김문수 캠프 정책총괄부장을 맡았던 박수영 의원은 국민의힘 단체 대화방에 "김 후보가 전형적인 좌파식 조직 탈취 시도를 하고 있다"는 글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김 후보가 과거 노동운동을 할 때 쓰던 전략 전술을 활용하는 것 같다며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깁니다.
[조갑제/'조갑제닷컴' 대표(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지난 6일)]
"완전히 통뼈입니다, 통뼈. 성격도 그래요. 어디서 무슨 단식 한다고 하면 단식하고, 농성한다면 농성하고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잘못 본 게 확실해요. 만만하게 본 게 확실한데, 이거 제대로 걸렸는데…"
친윤 주류와 당 지도부가 탄핵을 찬성했거나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에 부정적인 경선 후보들을 견제하는 데 주력하다가, 이미 조짐이 있었던 김문수 후보의 기류를 과소평가했다는 겁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 후보(지난달 30일, 경선 토론 당시)]
"국민들이 그렇게 애를 써서 뽑아준 후보가 양보를 한다고 할 때는 명분이 있어야 되는데요. 어떤 명분으로 양보를 해야 된다는 건지…"
김 후보 측에서도 '군사독재 시절 고문까지 견뎠는데, 당 지도부 압박 정도는 별거 아니'라는 식의 자신감 섞인 반응도 나왔습니다.
[김행/김문수 캠프 시민사회총괄단장(CBS '김현정의 뉴스쇼')]
"그분이 그 무서운 박정희 시절에도 그 고문을 받으셔서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노회찬, 심상정 등 다 불라고 했을 적에 단 한 명도 불지 않은 분입니다."
김 후보 측은 "당무우선권을 근거로 법적 문제가 있는 당 지도부 행위 등에 대해 모두 강력한 법적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앞서 김 후보 지지자들도 법원에 "전당대회 등을 막아달라"며 가처분을 내는 등 당과 김 후보 측의 충돌은 쉽게 봉합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