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을 앓는 70대 김모씨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등에 업혀 집으로 귀가하는 모습. 경찰청 유튜브 채널 캡처
파킨슨병을 앓는 70대 노인이 갑작스럽게 몸을 움직이지 못해 길거리에 1시간 넘게 서 있다가 경찰관 등에 업혀 무사히 귀가한 사연이 공개됐다. 이 노인은 “얼어 죽을 뻔했다. 너무 감동을 받아 집에 와서 막 울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누리꾼들은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다” “대한민국 경찰관들 멋지다” 등 반응을 보였다.
8일 경찰청 유튜브 채널에는 ‘파킨슨병으로 무려 1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한 70대 어르신’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을 보면 김모씨가 밤 11시쯤 서울 한 주택가 골목에서 휘청거리며 걷는다. 집으로 가기 위해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내딛던 김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걸음을 멈춘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70대 김모씨가 최근 밤 11시쯤 서울 주택가 한 골목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서 있는 모습. 경찰청 유튜브 캡처
김씨는 걸음을 떼려고 애를 썼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파킨슨병 때문이었다.
파킨슨병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손발이 떨리는 진전, 몸이 굳어지는 강직, 행동이 느려지는 서동, 보행장애와 균형장애 등이 있다. 환자들은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동작이 어색해지며, 말소리가 잘 나오지 않거나 표정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김씨는 그렇게 1시간을 서 있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추운 날씨 탓에 몸이 떨려왔다. 김씨는 결국 휴대전화를 들어 112에 전화해 “파킨슨병으로 거동이 어렵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은 골목길을 수색해 김씨를 발견했고, 김씨로부터 “도저히 걸을 수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이들은 김씨를 등에 업고는 노인을 등에 업은 채 김씨 집으로 향했다.
김씨는 이후 경찰에 “다리가 안 떨어져서 얼어 죽을 뻔했다. (경찰관들을 보고) 속으로 ‘살았구나’ 했다”면서 “(경찰관들에게) 고맙다고 하니까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해서 너무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고마워서 혼자 막 울었다. 닭이라도 튀겨서 가져다 주고 싶다. 웃으면서 먹는 걸 보고 싶다”고 부연했다.
사건 발생 며칠 뒤 자신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김씨 말에,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그를 찾아가 만났다.
경찰관들은 김씨에게 식사는 잘 챙기는지, 건강은 어떤지 등 안부를 물었고, 김씨는 “고맙다”고 거듭 인사했다. 경찰관들은 “언제든 도움이 필요할 때 불러달라”며 다시 한번 김씨 집까지 동행했다.
누리꾼들은 이런 사연이 전해지자 감동을 표했다. 한 누리꾼은 김씨가 1시간가량 기다렸다가 신고한 점을 언급하며 “그런 와중에…생각이 깊으신 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