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한국갤럽 2차 여론조사
李, 3자·양자 대결 모두 ‘과반’ 지지
중도층은 물론 PK 지역에서도 우세
金·韓, 중도층 흡수 실패하며 ‘고전’
국힘 강세 PK서도 李 47% VS 韓 25%
정당 지지도···민주 46%, 국힘 34%
‘더불어민주당 후보 당선될 것’ 48%
李, 3자·양자 대결 모두 ‘과반’ 지지
중도층은 물론 PK 지역에서도 우세
金·韓, 중도층 흡수 실패하며 ‘고전’
국힘 강세 PK서도 李 47% VS 韓 25%
정당 지지도···민주 46%, 국힘 34%
‘더불어민주당 후보 당선될 것’ 4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초청 경제5단체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서울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세론’은 가상 대결에서 더 명확하게 드러났다. 다자 대결에서 이미 지지율 50%를 달성한 이 후보는 누구와 어떤 형태로 맞붙어도 과반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놓고 분당(分黨) 수준의 파열음을 내고 있는 국민의힘의 상황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이달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4명을 상대로 실시해 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포함한 3자 대결은 물론 보수 진영의 모든 후보가 단일화를 한 경우를 가정한 ‘양자 대결’에서도 오차범위 밖 우세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37%), 이준석 후보(29%)와의 가상 맞대결에서 각각 54%의 지지율을 얻었다. 한덕수 후보(39%)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53%의 지지율로 오차 범위를 훌쩍 넘어섰다. ‘반명(反明) 빅텐트’로 불리는 보수 단일화 여부가 대선에 전혀 변수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세는 중도층에서도 두드러졌다. 이 후보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에게 59%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김문수(4%)·이준석(9%)·한덕수(15%) 후보와의 격차를 벌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문수·한덕수 후보는 3자 대결에서도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는 양상이다.
김 후보는 3자 대결에서 보수 진영으로부터 66%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중도층에선 15%에 머물렀다. 한 후보도 보수 진영에선 69%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중도층 지지율은 20%에 그쳤다. 이러한 흐름은 양자 구도에서 더 두드러졌다. 이재명·김문수 맞대결에서 중도층의 선택은 이 후보 66%, 김 후보 23%였다. 중도층은 이재명·한덕수 양자 대결에서도 이 후보 64%, 한 후보 26%의 지지를 보냈다.
이 후보는 PK(부산·울산·경남)에서도 47%(다자 대결 기준)의 지지율로 한 후보(25%, 김 후보 14%)를 20%포인트 넘게 앞섰다. 3자·양자 대결에서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 후보는 김 후보와의 양자 구도에선 48%(김 후보 34%), 한 후보와의 맞대결에서는 49%(한 후보 3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PK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8년 전 조기대선에서도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홍준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에게 최종 득표율에서 밀렸던 곳이다. 이러한 흐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6·3 대선까지 이어진다면 이 후보는 민주당 계열 후보 최초로 PK에서 1위를 기록한 대선 주자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이번 조사가 지난 1일 대법원의 이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 이후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더 이상 중도층과 PK 지역의 여론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는 이미 여론에 반영이 다 된 상태”라며 “이 와중에 단일화를 둘러싸고 보수 진영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중도층 여론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 후보의 상승세에 힘입어 민주당은 정당 지지도에서도 강세를 이어갔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46%로 국민의힘(34%)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개혁신당은 4%, 조국혁신당 2%로 집계됐다. 기타·없음·무응답은 13%였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인 지난 달 4·5일 진행한 서울경제·한국갤럽 1차 여론조사(44%)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의힘도 지난 조사(33%)보다 소폭 올랐지만, 그 사이 세 차례의 경선과 후보 단일화 작업이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컨벤션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선 결과 기대치를 묻는 질문에선 48%가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답했고,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응답은 30%였다. 중도층에선 54%가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14%는 국민의힘 후보 당선을 기대했다. 의견 없음·무응답은 23%로 국민의힘 후보 당선에 대한 기대치보다 높았다.
서울경제·한국갤럽 여론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 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6.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전북 익산시 대한노인회 익산시지회에서 열린 노인회 간담회에 참석하던 중 어린이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지지자들에게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