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8일 당 지도부가 사실상 강제 단일화를 추진하는 데 대해 “승패와 결과를 떠나서 옳지 않은 것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저녁 김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 간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강행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저는 감옥에 가더라도 어떤 고문을 당해도 옳지 않은 것과 타협하지 않았다”며 “저의 길을 떳떳이 당당히 가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토론회에서 이번 대선 과정에서 “(극우) 광장 세력과 손 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 패널이 김 후보가 ‘극우로 분류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을 창당했고,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광화문 애국세력, 자유우파 시민과 결집하겠다고 했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는 “나라가 위험할 땐 의병이 (나라를) 일으키듯이 광장에서 나라를 구한다는 분하고 소통하고 손 잡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대한민국은 국회의원 힘만으로, 당원만으로 지키는 게 아니”라며 “6·25 때는 학도, 심지어 중·고등학생도 의용군에 나가서 많은 분이 순국했다. 우리 스스로 중도라는 이름으로 약하고, 좁게 만들어 위기를 대비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바깥에서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희생하는 분에 대해 제대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이들을 끌어안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김 후보는 전광훈 목사와 친분을 묻는 질문에 “정치적 관계는 없다”면서도 “6·25부터 오늘날까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지켜진 데는 기독교 교회 목사들, 성도들이 없었다면 과연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가 제대로 지탱할 수 있었겠냐”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지금 기독교 교회 조직, 말씀에 의해 대한민국 자유주의 버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토론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전 세계 정당 역사상 (이런) 사례가 있냐. 당의 공식 (대선) 후보를 뽑자마자 당에 있지도 않은 사람, 바깥에서 후보 등록도 안 한 사람과 단일화하라는 (이런 사례가 있냐)”며 “이런 일이 이해가 가냐. 내가 어려운 얘기를 하냐”고 말했다.

그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조속한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한 것에 대해서도 “단식은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하고 싸우면서 해야지, 저하고 싸우면서 단식하면 되나”고도 했다.

한겨레

서영지 기자 [email protected], 신민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