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오늘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 나섰습니다. 당 지도부가 제시한 단일화 일정을 거부하며, 독자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했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오늘(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당헌 제74조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한다"면서 "현 시점부터 당 지도부는 강압적 단일화 요구를 중단하라"고 밝혔습니다.
김 후보는 "5월 3일 전당대회 이후 한시도 마음 편한 시간이 없었다"면서 "승리의 기쁨도 잠시 제가 직면한 것은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당 지도부의 작업이었고, 그 결정적 사실이 어젯밤 늦게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 지도부는 사전에 계획한 듯 후보 등록도 하지 않겠다는 무소속 후보를 위한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있었다"면서 "경선 후보들은 모두 들러리였나"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후보는 "한덕수 후보는 당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한다"면서 "이런 식의 강압적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일화는 시너지가 있어야 한다.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각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하자"며 "다음 주 수요일 방송 토론, 목·금요일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역제안했습니다.
김 후보는 "지금 이대로 가다간 공멸의 길"이라면서 ”후보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토론회는 불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권영세 "여론조사 예정대로 실시"…권성동 "한심한 모습"
하지만 당 지도부는 김 후보의 제안을 거절하며, 단일화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8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틀 안에 반드시 단일화를 성사시켜 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며 당 주도의 후보 단일화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러한 결정에 따른 모든 책임은 비상대책위원장인 제가 지겠다"며 "이재명 독재를 막을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비난, 그 어떤 책임도 감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단일화는 김 후보의 약속"이라며 "후보가 되면 즉시 한 후보부터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던 김 후보께서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 많은 분이 의아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권 비대위원장은 "김 후보가 조금 전 회견에서 '한덕수 후보를 누가 끌어냈냐'고 했는데 바로 김 후보가 불러냈다고 생각한다"라고도 말했습니다.
김 후보가 당 경선 과정에서 한 후보와의 단일화 의지를 가장 적극적으로 밝혔던 점을 상기시킨 것입니다.
권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그 전신 정당은 대통령과 대통령 주변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제 우리는 거기서 교훈을 얻어야 하고 대통령 후보의 잘못된 결정이 있을 때 이것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 후보를 향한 비판 수위를 더욱 끌어 올렸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그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한 회견"이라며 "정말 한심한 모습"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정치는 본인의 영위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 봉사 정신으로 해야 한다"면서 "공직 의식 없이 단순히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핑계 하나만으로 당원 명령을 거부하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후보가 한 후보를 누가 끌어냈느냐며 당 지도부를 비판한 데 대해선 "당원과 국민들이 끌어낸 것"이라며 "지지율이 안 나오면 어떻게 끌어냈겠는가"라고 반박했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가 한 후보보다 압도적으로 높으면 한 후보가 나왔겠느냐"며 "그래서 김 후보 스스로 한 후보와 전대 직후 단일화를 하겠다고 본인 입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느냐"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가 그렇게 힘이 있었으면 대선에 나갔지, 대선에 관여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 한덕수 측 "11일까지 단일화 없으면 후보 등록 안 해"
단일화 상대인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 측도 김 후보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습니다.
한덕수 후보측 이정현 대변인은 오늘(8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11일 이전 단일화하자는 제안을 강하게 확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김 후보는 김 후보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면서 "다음주에 할 일을 지금 못할 이유가 있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토론 준비가 안 됐나. 여론조사에 이길 자신이 없는 것인가. 다음 주에 할 것을 지금 못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거듭 지적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김 후보를 향해 "단일화에 대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국민 앞에 지지자 앞에 당원 앞에서 수차례에 걸쳐 단일화 하겠다고 약속했다. 첫 번째 공약인 셈인데 그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그래야 그 밖에 다른 대선 공약도 신뢰할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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