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어린이 표창장을 들고 웃고 있는 정태운군과 정군의 어머니. 사진 부천시
집에서 쓰러진 어머니를 심폐소생술(CPR)로 살린 초등학생이 소방서장 표창에 이어 모범 어린이 표창장까지 받았다. 경기 부천시는 ‘제 103회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부원초등학교 3학년 정태운군(9)에게 모범 어린이 표창장을 수여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정군에게 표창장을 수여한 조용익 부천시장은 “목격자가 심폐소생술을 바로 실시하는 경우 생존율이 2배 가까이 높아지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응급 상황 발생 시 올바르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 확대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군은 지난 1월8일 오후10시20분쯤 부천시 자택에서 어머니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지자 학교에서 배운 대로 119에 신고한 뒤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정군은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7분간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119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정군의 어머니는 맥박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위급한 상태였지만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사용한 응급처치 끝에 맥박을 되찾았고 닷새 만에 의식이 돌아왔다. 정군의 어머니는 심장 질환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현재는 건강을 회복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정태운군. 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록’ 캡처
정군은 앞서 지난 3월 부천소방서로부터 소방서장 표창을 받았고 지난달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기도 했다.
정군은 방송에서 “엄마와 대화하던 중 갑자기 주방에서 ‘쿵’ 소리가 나서 가보니 엄마가 거품을 물고 누워 있었다”며 “엄마가 쓰러져 있어서 너무 무섭기도 했는데 그래도 침착하게 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정군은 “어린이집과 태권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웠고 예전에 다닌 원미초등학교와 지금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도 배웠다”며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덕에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MC 유재석은 정군의 손을 만지며 “고사리손이다. 이 조그마한 손으로 어머니를 구조했다”며 “어른들도 3분 이상 심폐소생술은 힘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