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오후 단일화 회동에 나섰지만 결렬됐다. 회동 뒤 국민의힘은 심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8일 두 후보 간 TV토론과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7일 오후 10시30분쯤 브리핑을 열고 “당이 두 후보 협상만 지켜보면서 그냥 있을 순 없고, 애초에 마련된 단일화 로드맵에 따라 진행하겠다”며 “TV토론과 그 이후 양자 여론조사를 8일 후보들에게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후보 간에 협의를 통해 단일화 원칙이 합의되면 (당 로드맵이 아닌) 다른 길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는 대선 경선 때처럼 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역선택 방지조항을 적용한 국민 여론조사를 절반씩 합산하는 방식이다. TV토론은 8일 오후 6시에 열리며, 토론회 직후 여론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날 국민의힘 의총 결과는 두 후보 간에 단일화가 진척되지 않으면 당이 정한 단일화 로드맵대로 강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측은 “당에서 결정한 것을 다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김 후보 측은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무시한 강압적 플랜에 따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앞서 두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정식집에서 1시간15분간 만났다. 의자 2개가 놓인 개별 룸에 한 후보가 오후 6시1분쯤 먼저 도착했고, 김 후보가 2분 뒤 자리했다. 하지만 회동이 끝난 뒤 한 후보는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 한 후보 측 이정현 대변인은 “한 후보에게 물어봤더니 ‘합의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김 “11일 이후 자동 단일화인가”한 “그렇다, 등록 안할 것”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 둘째)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대신 김 후보는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단일화 방안을 말씀드렸는데, 한 후보는 ‘모든 것은 당에 맡겼다. 당이 하자는 대로 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며 “의미 있는 진척이 없었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만나야 하지 않겠냐고 하니, (한 후보가) ‘다시 만날 필요가 있겠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또 “한 후보가 ‘11일까지 단일화가 안 되면 후보 등록을 안 하겠다’고 해서, 그럼 11일 뒤에 자동으로 단일화되는 거냐고 물으니 한 후보는 ‘그렇다. 11일까지 진전이 없으면 등록 안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회동에서 한 후보는 “방식은 당에서 하자는 대로 하겠다. 11일까지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이에 김 후보는 “내가 당 대선후보이니 내가 당이다”라는 취지로 언급했다는 것이 한 후보 측의 전언이다. 김 후보 측은 “김 후보가 당무우선권을 언급했지만, ‘내가 당이다’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 측은 “김 후보는 11일(후보등록 마감일) 전에 단일화 의사가 없어 보였다”고 했다.

한 후보는 후보직 사퇴를 언급하는 초강수를 뒀다. 한 후보는 회동 1시간 반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투표용지 인쇄 직전까지 국민을 괴롭힐 생각이 전혀 없다. 정치적 줄다리기는 하는 사람만 신나고, 보는 국민은 고통스럽다”며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선 본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간 단일화 시점을 두고 김 후보 측은 투표용지 인쇄 전인 25일 전까지만 하면 된다는 입장이었고, 한 후보 측은 공식선거운동 시작 전인 11일까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한 후보가 11일까지 단일화가 불발되면 물러나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하지만 김 후보 측은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김-한 회동 중에 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김 후보 측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오늘 오후 5시쯤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황우여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을 찾아가 ‘회동 결렬이 명확하니 오늘 선관위를 열어서 8일 후보자 토론, 9~10일 여론조사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이는 비정상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가 막힐 경우 단일화를 독려하자는 차원에서 제안한 건 맞지만, 황 위원장이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관위원장에는 김 후보가 당 사무총장에서 경질한 이양수 의원이 임명됐다.

이날 당 내부에선 대선후보 교체라는 초강수를 둘 수 있다는 뒷말도 돌았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상당한 사유가 있을 시 비대위 의결로 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는 당헌상 특례규정도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고 했다. 김 후보 캠프 소속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당 지도부가 소집한 전국위원회(8~9일), 전당대회(10~11일) 개최를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을 이날 법원에 신청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907 신속 단일화 뒤집고 ‘꼿꼿’ 김문수, ‘신출귀몰’ 전술로 최종 후보 될까 랭크뉴스 2025.05.08
49906 당 vs 후보 사상 초유 ‘단일화 소송전’ 랭크뉴스 2025.05.08
49905 명태균 측 인사 "홍준표·명태균 만난 것 여러 번 봤다" 랭크뉴스 2025.05.08
49904 김혜경 선고는 강행, 이재명 재판은 멈춤…엇갈린 법정 시계 랭크뉴스 2025.05.08
49903 6·25전사자 유해를 근거로 얼굴 복원…처음 영정에 카네이션 바친 딸 랭크뉴스 2025.05.08
49902 SKT 유영상 “위약금 면제 시 손실 7조원 추정...현재까지 25만명 이탈” 랭크뉴스 2025.05.08
49901 [단독]경찰, 한덕수 자택만 ‘24시간 경비 인력 투입’···왜? 랭크뉴스 2025.05.08
49900 韓 "당장 오늘 내일 단일화하자" 金 "왜 뒤늦게 청구서 내미나" 랭크뉴스 2025.05.08
49899 [단독] 국힘 내부망에 “지금 당에서 행복한 분은 김문수뿐” 랭크뉴스 2025.05.08
49898 백종원, 농약통 분무기 논란에 억울함 호소… “쓰던 게 아닌 새 걸 사용했다” 랭크뉴스 2025.05.08
49897 [속보] 교황 선출 두 번째 투표서도 ‘검은 연기’ 랭크뉴스 2025.05.08
49896 김앤장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서석호…왜 랭크뉴스 2025.05.08
49895 [르포] 석촌호수에서 다가온 중국인 “메타몽 카드 파세요”... 3만5000원에 사서 中 가져가 9만원에 팔아 랭크뉴스 2025.05.08
49894 단일화 불발=선거비용 독박? 김문수 등록만 하면 ‘200억대 보조금’ 랭크뉴스 2025.05.08
49893 민주당, “사법부 자정작용 지켜보겠다”···조희대 특검법 유보 랭크뉴스 2025.05.08
49892 [마켓뷰] 나란히 3거래일째 오른 코스피·코스닥… 1분기 실적에 울고 웃은 기업들 랭크뉴스 2025.05.08
49891 [속보] 콘클라베 이틀째 오전 ‘검은 연기’…교황 선출 불발 랭크뉴스 2025.05.08
49890 윤석열, 법원 포토라인 선다... 12일 지하통로 출입 불허 랭크뉴스 2025.05.08
49889 아내 살해 후 차 트렁크에 시신 숨긴 남편… 검찰 “징역 30년” 구형 랭크뉴스 2025.05.08
49888 [속보] 한덕수 “당장 단일화” 김문수 “자리 내놔란 거냐”...2차 회동 빈손 랭크뉴스 2025.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