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첫날은 이민·여성 특사 등 임명직 대거 폐지
총리 투표 한번 떨어졌던 메르츠 "반란표 색출 안해"


독일-프랑스 국경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새 정부가 출범 이틀째인 8일(현지시간) 난민 신청자를 포함한 불법 이민자를 국경에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내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부터 국경에 연방경찰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고 적법한 서류 없이 국경을 넘는 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임신부와 어린이, 취약계층은 추방 대상에서 제외된다.

도브린트 장관은 2015년 정부의 '구두 지침'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이 난민 위기를 겪은 2015년 9월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는 시리아 내전으로 다른 나라에 망명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난민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유럽 난민협정인 더블린 조약은 난민이 처음 발을 디딘 역내 국가가 망명 절차를 책임지도록 했다. 메르켈 전 총리의 조치는 유럽 난민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더블린 조약의 효력을 중단하고 이민자를 사실상 무제한 받아들인다는 포용적 난민정책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난민이 대거 유입되면서 정치적 공방의 소재가 됐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독일에 거주하는 시리아 국적자는 97만5천명, 아프가니스탄인은 44만2천명이다.

도브린트 장관은 "독일의 정책이 바뀌었다는 신호를 세계와 유럽에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취임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난민 수를 줄이기 위해 취임 첫날부터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불법 이민자를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해 왔다.

독일 정부는 이미 작년 9월부터 솅겐조약의 예외 규정을 적용해 9개 인접국과 국경에서 불법 이민을 단속하고 있다. 연방경찰은 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 경찰과 국경을 넘는 난민을 어떻게 처리할지 협의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주변국은 독일의 난민 추방 조치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인사차 바르샤바를 방문한 메르츠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경통제는 유럽연합(EU) 외부 국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솅겐조약을 무력화하는 독일 정부의 조치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하이브리드 전술의 일환으로 난민을 폴란드로 밀어낸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또 전날 저녁 첫 내각회의를 열어 연방정부 임명직 가운데 이민협약 특사, 여성주의 외교정책 특사, 국제기후정책 특임관, 자전거 교통 특임관 등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특정 현안 임무를 맡는 특사·특임관·조정관 자리 43개 가운데 25개가 없어지고 업무는 담당 부처로 넘어간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새 정부가 관료주의 폐지에 진심이라는 신호를 보내려 한다"면서도 "사라지는 자리 중 일부는 담당 부처 공무원이 맡았기 때문에 직위 폐지가 반드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설했다.

새 연립정부는 "우리 나라에서 팩스 단말기를 치워야 한다"(라르스 클링바일 재무장관)며 디지털 전환 등으로 관료주의를 타파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디지털·국가현대화부'라는 이름의 부처를 새로 만들고 전자제품 매장 메디아마르크트와 자투른을 운영하는 사업가 카르스텐 빌트베르거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이 꾸린 연정은 전날 연방의회에서 재투표 끝에 메르츠 CDU 대표가 총리로 선출되며 공식 출범했다. 연정 파트너 정당들이 합의한 총리 후보가 투표에서 떨어진 건 1949년 제헌의회 구성 이후 처음이다.

메르츠 총리는 취임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전체가 동의하지 않는 건 정상이다. 안정적 의회민주주의의 증거"라며 반대표를 던진 CDU·CSU 의원을 색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643 [속보]북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랭크뉴스 2025.05.08
49642 GTX가 바꾼 은평구 부동산 지도…‘핫’한 연신내 재개발 시장[비즈니스 포커스] 랭크뉴스 2025.05.08
49641 거품 문 채 쓰러진 엄마, CPR로 살린 초등생…깜짝 놀랄 희소식 랭크뉴스 2025.05.08
49640 SK그룹 ‘V프로젝트’ 한 사람 위한 퍼즐이었나 랭크뉴스 2025.05.08
49639 김문수, 잠시 뒤 긴급 회견‥단일화 입장 발표 주목 랭크뉴스 2025.05.08
49638 [단독]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불침번 진즉에 '철수', 초소 철거는 '하세월' 랭크뉴스 2025.05.08
49637 '엘사 검색했는데 왜 성인물이?'...日, 성인광고 규제 잰걸음 랭크뉴스 2025.05.08
49636 인디 K뷰티 1위…아누아, 전 세계 홀린 '원료 맛집' 랭크뉴스 2025.05.08
49635 끈질긴 프랑스의 팀코리아 흔들기…"뒤집기는 없을 듯" 랭크뉴스 2025.05.08
49634 [단독] 대통령실 청탁창구 된 감사원…비위는 눈감고 감사관 해임 랭크뉴스 2025.05.08
49633 [속보] 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불발… 바티칸 굴뚝 '검은 연기' 랭크뉴스 2025.05.08
49632 콘클라베 첫날 ‘검은 연기’…교황 선출 일단 불발 랭크뉴스 2025.05.08
49631 "고이 모셔둔 명품이…" 박나래 밝힌 자택 도난사건 전말 랭크뉴스 2025.05.08
49630 김문수, 오전 8시30분 긴급 기자회견…단일화 입장 밝히나 랭크뉴스 2025.05.08
49629 ‘이재명 테마’로 대박 예고한 상지건설 CB... 투자자 리스트에 기업사냥꾼도 있다 랭크뉴스 2025.05.08
49628 [속보] 김문수, 오전 8시30분 긴급 회견…단일화 입장 밝히나 랭크뉴스 2025.05.08
49627 [속보] 김문수, 오전 8시 30분 긴급 회견… 단일화 입장 발표 하나 랭크뉴스 2025.05.08
49626 김문수, 오전 8시30분 긴급 회견…'단일화 입장' 발표 주목 랭크뉴스 2025.05.08
49625 [금융포커스] NH농협금융, 尹 탄핵심판 후 이재명 캠프 출신 사외이사 선임한 이유는 랭크뉴스 2025.05.08
49624 산에서 컵라면, 하산뒤 막걸리…외국인 관광객 필수코스 된 'K등산' 랭크뉴스 2025.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