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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후보 단일화를 위한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오후 단일화 회동에 나섰지만 결렬됐다. 회동 뒤 국민의힘은 심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8일 두 후보 간 TV토론과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7일 오후 10시30분쯤 브리핑을 열고 “당이 두 후보 협상만 지켜보면서 그냥 있을 순 없고, 애초에 마련된 단일화 로드맵에 따라 진행하겠다”며 “TV토론과 그 이후 양자 여론조사를 8일 후보들에게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후보 간에 협의를 통해 단일화 원칙이 합의되면 (당 로드맵이 아닌) 다른 길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는 대선 경선 때처럼 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역선택 방지조항을 적용한 국민 여론조사를 절반씩 합산하는 방식이다. TV토론은 8일 오후 6시에 열리며, 토론회 직후 여론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한 후보로 대선 후보를 바꿔야 할 상황에 대비해 11일 오전에 최종 후보자 지명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총 결과는 두 후보 간에 단일화가 진척되지 않으면 당이 정한 단일화 로드맵대로 강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측은 “당에서 결정한 것을 다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김 후보 측은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무시한 강압적 플랜에 따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김 후보는 당에서 TV토론회와 여론조사 일정을 확정하자 곧장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홈페이지에 올라온 ‘21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당선인 공고’ 사진을 올리며 자신이 경선을 거친 당 후보임을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두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정식집에서 1시간15분간 만났다. 의자 2개가 놓인 개별 룸에 한 후보가 오후 6시1분쯤 먼저 도착했고, 김 후보가 2분 뒤 자리했다. 하지만 회동이 끝난 뒤 한 후보는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 한 후보 측 이정현 대변인은 “한 후보에게 물어봤더니 ‘합의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대신 김 후보는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단일화 방안을 말씀드렸는데, 한 후보는 ‘모든 것은 당에 맡겼다. 당이 하자는 대로 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며 “의미 있는 진척이 없었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만나야 하지 않겠냐고 하니, (한 후보가) ‘다시 만날 필요가 있겠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또 “한 후보가 ‘11일까지 단일화가 안 되면 후보 등록을 안 하겠다’고 해서, 그럼 11일 뒤에 자동으로 단일화되는 거냐고 물으니 한 후보는 ‘그렇다. 11일까지 진전이 없으면 등록 안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회동에서 한 후보는 “방식은 당에서 하자는 대로 하겠다. 11일까지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이에 김 후보는 “내가 당 대선후보이니 내가 당이다”라는 취지로 언급했다는 것이 한 후보 측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은 "김 후보가 당무우선권을 언급했지만, '내가 당이다'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 측은 “김 후보는 11일(후보등록 마감일) 전에 단일화 의사가 없어 보였다”고 했다. 또 김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어야 했다”고 따지자 한 후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통상 압박을 거론하며 “그때는 나라가 어려워서 사표를 내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무소속 한덕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영등포구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회동에 앞서 한 후보는 후보직 사퇴를 언급하는 초강수를 뒀다. 한 후보는 회동 1시간 반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투표용지 인쇄 직전까지 국민을 괴롭힐 생각이 전혀 없다. 정치적 줄다리기는 하는 사람만 신나고, 보는 국민은 고통스럽다”며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선 본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간 단일화 시점을 두고 김 후보 측은 투표용지 인쇄 전인 25일 전까지만 하면 된다는 입장이었고, 한 후보 측은 공식선거운동 시작 전인 11일까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한 후보가 11일까지 단일화가 불발되면 물러나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하지만 김 후보 측은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김-한 회동 중에 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김 후보 측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취재진과 만나 “오늘 오후 5시쯤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황우여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을 찾아가 ‘회동 결렬이 명확하니 오늘 선관위를 열어서 8일 후보자 토론, 9~10일 여론조사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며 “이는 비정상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가 막힐 경우 여론조사나 TV토론 일정을 잡아 단일화를 독려하자는 차원에서 제안한 건 맞지만, 황 위원장이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관위원장에는 김 후보가 당 사무총장에서 경질한 이양수 의원이 임명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후보 단일화를 위한 회동을 갖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뉴스1
당 내부에선 지도부가 대선후보 교체라는 초강수를 둘 수 있다는 뒷말도 돌았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상당한 사유가 있을 시 비대위 의결로 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는 당헌상 특례규정도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나경원·안철수 의원을 잇따라 만나는 등 우군 끌어안기에 나섰다. 김 후보 캠프 소속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당 지도부가 소집한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개최를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을 이날 법원에 신청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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