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분가량 독대…입장 차만 확인
김 “이런 분을 누가 끌어냈느냐”
8일 ‘2차 회동’ 제안…한 “수락”
김 “이런 분을 누가 끌어냈느냐”
8일 ‘2차 회동’ 제안…한 “수락”
김·한, 서로 네 탓…권성동은 ‘단식’ 돌입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 사진)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오른쪽)가 7일 단일화 담판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당이 정하는 방안에 따라 오는 11일까지 단일화하자는 한 후보와 당 주도의 단일화에 거리를 둔 김 후보 간 입장 차만 확인했다. 국민의힘의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며 대선 후보와 당 간 사상 초유의 충돌 사태가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한 후보와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의미 있는 진척이 없었다”며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 캠프의 이정현 대변인도 회동이 끝난 뒤 “특별하게 합의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회동은 오후 6시부터 약 1시간15분 동안 배석자 없이 진행됐다.
김 후보는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단일화 방안을 말씀드렸는데 한 후보는 ‘아까 한 긴급 기자회견대로’라는 말씀을 확고하고 반복적으로 계속하셨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회동 1시간30분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를 마무리하자고 주장했다. 그때까지 단일화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단일화 방법은 국민의힘에 위임했다. 김 후보는 당무우선권을 쥔 대선 후보로서 단일화는 후보가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후보는 회견에서 “저는 투표용지 인쇄 직전까지 국민들을 괴롭힐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 측 일각에서 단일화 시한으로 거론한 ‘이달 25일 투표용지 인쇄일’에 선을 그으며 신속한 단일화를 압박한 것이다. 단일화 방법 결정은 국민의힘에 위임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가 ‘무소속 출마할 생각도 없고 (후보) 등록 자체에 대한 어떤 계획을 준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전혀 후보 등록할 생각도 없는 분을 누가 끌어냈느냐”고 말했다.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한 당 지도부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회동 결렬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김 후보 캠프의 조용술 대변인은 “김 후보는 여러 가지 방법을 말하려고 했는데 한 후보가 ‘아까 말한 걸로 대체하겠다’고 해 논의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한 후보 제안에) 김 후보는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고, 한 후보에게 구체적 제안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동에선 추가 만남이 논의되지 않았다. 김 후보는 이날 밤 입장문을 내고 “한 후보에게 내일 추가 회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최대한 기존 일정을 조정해 김 후보자를 만나뵙겠다”고 했다.
김 후보에 대한 당내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밤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의 결단을 재차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단일화 찬성 여론을 앞세운 국민의힘과 ‘당무우선권’을 발동한 김 후보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